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신세계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CFO(최고재무책임자) 인사 후속 조치에 나선다. 작년 연말 새롭게 지원본부장으로 선임된 우정섭 전무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한다. 신세계는 사내이사 세 자리 중 한 자리를 CFO에 맡기며 이사회 내 영향력을 이어왔다.
30여년 간 신세계에 몸담은 우 본부장은 전략·재무부서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사내에서도 재무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호실적에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 우호적 여건 속에 CFO로 부임했지만 백화점 리뉴얼 투자와 밸류업 전략 지속 등이 과제로 거론된다.
◇'임기만료' 홍승오 전무, 다시 미등기임원으로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정섭 지원본부장은 다음달 24일 열릴 예정인 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사내이사 임기는 3년이다. 1972년생으로 서울대 축산학과(현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4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회계팀으로 입사한다.
30년 신세계맨인 우 본부장은 주로 전략·재무 조직에서 경력을 쌓았다. 경영전략실 재무팀 팀장으로 일하다 2015년 상무보로 승진해 잠시 신세계사이먼 지원담당을 맡았던 것을 제외하면 신세계에서 재무 전략을 책임졌다. 2017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재무팀장(상무), 2021년 전략실 재무본부 본부장(전무) 2023년 백화점부문 재무관리본부장(전무) 등을 역임하다 작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 CFO로 선임됐다.
당시 인사 때부터 우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점치는 분석이 나왔다. 신세계는 CFO로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내 의사결정 권한을 줬다. 전임 CFO인 홍승오 전무 역시 2023년 재무관리본부장(CFO)으로 선임됨에 따라 이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3월이 사내이사 임기 만료인데 우 전무가 배턴 터치하는 모습이다.
홍 전무 역시 신세계를 떠나는 건 아니다. 신세계는 지주사 재무를 총괄하는 지원본부장과 백화점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를 재무 전략을 관리하는 백화점부문 재무관리본부장으로 이원화된 체제를 갖추고 있다. 홍 전무는 작년 연말 인사에서 백화점부문으로 이동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홍승오 전무는 계열사 재무건전성 강화와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라며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임기를 마친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한도 1.3조…재차 시장 찾을까 우 전무는 백화점 실적 우상향이 기대되는 우호적 분위기에서 이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조77억원, 영업이익 4800억원으로 전년 매출 11조4974억원, 영업이익 4770억원 대비 매출은 4% 늘고 영업이익도 소폭 늘었다. 백화점 매출만 놓고 보면 작년 매출 7조4037억원, 영업이익 4061억원으로 하이 쥬얼리, 럭셔리 워치 같은 명품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드러났다.
지난달 시장성 조달에서도 회사 실적을 바라보는 안정적 시선이 감지된다. 지난달 말 2000억원을 목표로 2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1조1400억원 수요가 몰려 최종 22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올해도 지속되는 백화점 리뉴얼 투자 등을 고려해 올해 회사채 발행 한도를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조원 대비 30% 증액했다. 연초 2200억원을 발행했으니 여전히 1조원 가량 발행 한도가 남아있다. 오는 6월 2200억원, 10월 11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재차 시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우 본부장은 2024년 말 발표한 밸류업 전략을 지속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작년 10원대 중후반이던 신세계 주가는 핵심점포인 강남점과 본점 리뉴얼 완료 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현재 30만원 중반까지 올랐다. 공교롭게도 신세계는 다음달 주주총회를 발표한 날 354억원 규모 자기주식 20만주 소각을 발표했다. 2024년 밸류업 공시 때 향후 3년간 매년 20만주 이상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