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지난해 4분기 본업인 보험부문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급등한 탓이다. 직전 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순이익 신기록 달성이 유력했지만 마지막 분기 보험업이 부진해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성패는 본업 체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투자손익에서 이를 만회해 순이익이 대폭 줄어드는 건 막았다. 처분손익이 아니라 평가손익에 기반한 성과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자본적정성과 미래 기대이익도 개선세를 잇고 있다. 남은 과제는 손해율과 예실차 변동성을 낮춰 실적의 내구성을 키우는 일이다.
◇장기, 일반, 자동차보험 전 부문 역성장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보험부문 수익 지표는 장기보험, 일반보험, 자동차보험에서 모두 부진했다. 자동차보험은 고질적인 손해율 상승으로 적자 전환했고 일반보험은 적자 폭이 커졌다. 핵심 수익원인 장기보험 손익도 1년 새 2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보험손익이 마이너스(-) 292억원으로 직전 분기 1549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KB손보의 보험손익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IFRS17을 도입한 2023년 이래 처음이다. KB손보는 직전 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순이익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본욱 대표 체제에서 매년 순익을 경신했다는 기대가 모였지만 마지막에 무산됐다.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4분기 일반보험 손해율은 99.6%로 1분기 만에 21.5%포인트(p) 급등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1.5%에서 91.3%로 소폭 하락했지만 90%대를 유지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 손익분기점인 80%를 10%p 넘게 웃돈다. 장기보험은 82.3%에서 83.8%로 1.5%p 올랐다.
올해 구본욱 대표가 강조한 어젠다도 질적 성장이다. 견고한 이익 체력을 확보하는 내실 경영과 수익 다각화를 위한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구 대표는 일반보험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영토 확장을 올해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양질의 계약을 확보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평가익 기반 투자손익 대폭 개선 KB손보는 지난해 본업 부진 속에서도 전체 순이익 하락 폭을 7%대로 방어했다. 자산 운용 부문에서의 탁월한 성과 덕분이다. 지난해 투자손익은 5284억원으로 전년 1773억원 대비 198.0% 급증했다. 구 대표가 고환율과 고금리 환경에 대응해 세밀한 헤지 전략을 세운 게 적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운용 성과의 배경으로는 포트폴리오 재편이 거론된다. 고금리 대출 중심의 대체자산 배분을 확대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면서 전체 운용 경쟁력을 높였다. 처분손익에 기대지 않은 성과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의 처분손익과 평가손익 총계는 각각 496억원, 3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장기적인 손익 기반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룩한 결과인 만큼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KB손보는 올해 대체자산을 최적의 비중으로 유지해 부동산, 인프라, 사모 영역에서의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퇴직연금 기반 자산 성장 주도 및 고수익 창출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차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보험계약마진(CSM)과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탄탄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CSM 잔액은 9조2850억원으로 전년 8조8205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킥스비율은 186.4%에서 190.2%로 3.8%포인트(p) 상승했다. 미래 기대수익과 영업 확대 기반은 탄탄한 셈이다. 결국 올해 경영 성과는 손해율과 예실차 관리 등 보험 본업에서 결정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