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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조달 전략 해부

삼성카드, 장기조달 구도 흔든 외형 확장

③외형 확대에 커진 자금 수요, 단기물로 우회…장기채 전환 비용 변수

정태현 기자  2026-06-04 11:29:57

편집자주

카드사 대부분은 올해 들어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CP 등 단기물 조달 규모를 늘렸다. 카드채 금리 상승과 수급 약화에 대응해 단기물로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선택이다. 다만 만기 구조가 짧아지면서 차환 부담도 커졌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조달 전략은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경영 전략과 만기 구조를 중심으로 각사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삼성카드가 올해 1분기 신용판매 자산을 두 자릿수 늘리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이태 대표 체제 들어 우량 제휴를 늘리고 회원 기반을 키우는 전략이 본격화한 결과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서 (시장 영향력 확대)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신용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외형 확장 전략은 금리 상승 국면과 맞물리면서 삼성카드의 조달 셈법까지 바꿨다. 여전채 금리 상승과 채권 수요 위축이 겹친 시점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로 우회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관건은 단기 조달로 낮춘 비용을 향후 장기채 전환 과정에서 얼마나 방어해 내느냐다.

◇김이태표 확장 전략, 차입 수요 키웠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을 전년 동기 대비 44.9% 줄였다. 대신 기업어음(CP)을 1조4470억원 규모로 발행해 이를 보완했다. 전자단기사채 발행액도 7조200억원으로 17.2% 늘렸다. 단기물 중심으로 차입을 채운 셈이다. 외형 확장 전략에 따라 차입금 수요가 커진 데다 여전채 금리도 상승하자 단기물로 우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단기물 확대는 평소 조달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 삼성카드는 그간 장기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만기 분산에 집중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여전채 미상환 잔액 중 3년 내 만기 도래 비중은 69.3%로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다. 단기물로 우회한 흐름은 한시적인 대응에 가깝다.


조달 전략을 바꾸게 된 배경에는 김이태 대표의 외형 확장 전략이 자리한다. 삼성카드는 김 대표 취임 후 전략 축을 보수적 내실 경영에서 공격적 외형 확장으로 옮겼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대표는 '딥체인지'를 화두로 내걸며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라인업 확대와 데이터·플랫폼 사업 강화를 동시에 추진했다.

전략 전환은 PLCC 라인업 확대에서 두드러진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9월 스타벅스와 제휴 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3월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본보이와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고급 호텔 브랜드 반얀트리와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다양한 고객군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외형 지표도 빠르게 확대됐다. 1분기 총 취급고는 47조3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고 신용판매 자산은 21조4110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자산 확장은 곧바로 자금 수요 증가로 이어져 1분기 말 차입 부채는 22조4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3% 늘며 자산 증가율 11.7%를 웃돌았다.

◇힘 실리는 금리 인상, 조달 비용 관리 시험대

실제로 단기물 활용은 조달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졌다. 1분기 신규 차입금 조달 금리는 3.08%로 총차입금 평균 조달 금리(3.20%) 대비 12bp(1bp=0.01%포인트) 낮았다. 다만 차입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1분기 이자비용은 1584억원으로 16.8% 늘었다.


다만 당장의 비용 절감이 향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삼성카드의 단기사채·CP 잔액은 1조9470억원으로 1년 새 1조5970억원 늘었다. 만기가 짧은 만큼 장기차입으로 다시 전환하는 시점의 금리 수준이 향후 조달 비용을 가를 변수가 된다.

예컨대 올해 1분기 2조원가량을 3% 대 초반으로 단기물로 들였지만 만기 도래 시점에 4%대 금리의 여전채 3년물로 갈아타야 한다면 추가 이자 부담만 연 180억~200억원이 발생한다. 시장금리 상승기에는 단기 차환을 반복할수록 향후 차환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기준금리 향방은 단기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시장에선 다음 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물가와 유가, 환율 불안이 겹치며 장기간 이어진 동결 기조가 긴축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커졌다. 미국과 이란 사태도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를 통해 여전채 시장 수급을 흔드는 변수다. 갈등 재격화나 물가 우려가 이어지면 여전채 발행 여건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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