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CJ제일제당이 올해 4분기부터 라이신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중국산 라이신 확정관세가 9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에서도 반덤핑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사업에서는 만두와 햇반 등 글로벌전략제품(GSP)의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가는 데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비용 부담에도 비비고 브랜드 투자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판매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라이신 '관세 효과' 4분기부터…트립토판도 저점 통과
CJ제일제당은 11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확정관세 효과가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는 천기성 재경실장과 최임재 기술소재 CFO, 권경민 재무전략 담당, 최종하 경영기획 담당, 양성원 식품경영관리 담당, 용동중 한국사업관리 담당 등이 참석했다.
미국은 지난 7월 하순 중국산 라이신에 대한 확정관세율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8월 하순 최종 결정 이후 9월부터 실제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에서도 중국산 라이신을 대상으로 반덤핑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남미에서도 하반기 관세 적용이 예정돼 있다.
CJ제일제당은 수년 전부터 유럽과 미주 등 주요 시장에서 반덤핑 대응을 추진해왔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에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올해 미국과 남미까지 범위가 넓어지면서 라이신 사업의 구조적인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 확대가 단순한 단기 판가 반등이 아니라 사업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신은 돼지와 닭 등의 사료에 첨가되는 대표적인 사료용 아미노산이다. 중국 업체들의 증설과 공급량에 따라 판가 변동성이 큰 제품이다. 2분기에도 공급과잉 영향으로 판가는 약세를 보였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은 증가했다.
바이오사업의 실적도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2분기 매출은 1조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9%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855억원 늘었다.
상반기까지는 판매량 증가가 바이오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면 하반기에는 라이신 판가 개선 여부가 추가적인 이익 상승 폭을 좌우할 전망이다. 회사는 미국 관세 부과 이후 판가와 판매량 측면에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립토판도 업황 바닥을 통과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립토판 판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회사는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저점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일부 군소 업체들이 트립토판 시황 악화로 경영 부담을 받고 있어 하반기 감산이나 생산 중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 조절이 현실화할 경우 급격한 반등보다는 점진적인 가격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 CJ제일제당 2026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GSP 하반기도 두자릿수 성장 전망…비비고 브랜드 광고 지속
식품사업의 경우 단기 수익성보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GSP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GSP 역시 한 자릿수 성장세를 예상했다. 다만 고유가에 따른 물류비 상승과 비비고 브랜드 확대를 위한 광고·판촉비 집행으로 수익성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해외에서는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미국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현지 유통업체의 가격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외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판가 인상보다는 원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분기 실적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미 나타났다. 해외 식품 매출은 1조5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미주 지역은 만두와 햇반을 중심으로 매출이 10% 늘었고 유럽은 만두·치킨·누들을 기반으로 19%,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만두·롤·김 판매 증가로 21% 성장했다.
특히 미주지역에선 만두와 햇반 매출이 각각 31%, 49% 늘었다. 기존 아시안 마켓을 넘어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 판매가 확대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식품사업 영업이익은 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4%에서 2.5%로 하락했다. 고유가에 따른 글로벌 물류·포장비 부담과 국내 고환율·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컨콜에서 광고비 역시 비용 증가 요인으로 지목했다. 회사는 비비고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지역에서 광고·판촉비를 늘리고 있다. 단기간의 마진 개선보다 GSP 판매 기반과 브랜드 침투율 확대를 우선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부담에도 글로벌 식품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는 유지한다. 회사는 올해 자본적지출(CAPEX) 1조원을 집행할 예정이며 신규 CAPEX가 60~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투자의 대부분은 글로벌 식품사업이 속한 라이프스타일식품 부문에 배정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에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4%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란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 3.9%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와 햇반 등 글로벌전략제품을 앞세워 K푸드 글로벌 신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바이오 사업 판매 확대와 제조원가·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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