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자금 수요에 환매조건부채권(RP)을 활용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이나 중장기 자산운용 등에 쓸 현금성 자산은 기존과 같이 운용하고 있으나 단기 수요에는 RP로 대응하는 것이다.
변액보험 헤지(hedge) 과정에서 파생상품 정산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는 변액보험계약의 보증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파생상품 일일정산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RP 매도로 납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RP 잔액 1조7500억…6개월 새 133% 증가 9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RP 잔액은 1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7500억원이었던 RP 잔액은 6개월 만에 133.3%(1조원) 증가했다. RP는 채권 등을 매도하면서 일정 기간 뒤 다시 매입하기로 약정한 단기자금 조달 거래 방식이다.
삼성생명의 올해 6월 말 차입부채는 전액 RP 매도로 구성돼 있다. 약정 만기는 모두 3개월 이내로 금리는 연 2.58~2.90%다. 삼성생명은 RP로 조달한 자금을 변액보험 헤지 목적의 선물과 중앙청산소(CCP)를 통해 청산되는 스왑에서 발생한 정산차금 납부 등에 사용하고 있다. 중앙청산소는 파생상품 거래 중간에서 정산금 지급을 관리하고 결제 이행을 보증하는 기관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적립금이나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보험사는 변액보험 최저보증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각종 파생상품을 활용한다. 시장 가격의 변동에 따라 일일 정산 시 정산 차금의 납부 또는 수취가 발생한다. 삼성생명은 이에 대한 정산 수요에 RP로 대응하는 것이다.
◇정산 현금유출 8500억 증가…현금성자산은 기존 용도 유지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의 별도 현금흐름표상 파생상품 정산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지난해 상반기 584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343억원으로 8500억원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이 같은 정산자금 수요 확대가 RP 잔액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8065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6726억원보다 1339억원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도 RP 조달을 늘린 것은 보험금 지급과 중장기 자산운용에 쓸 현금은 계획된 용도에 맞춰 관리하면서 시장 변동에 따라 발생한 정산자금은 별도로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금성자산은 보험금 지급과 중장기적으로 세운 자산운용 계획에 맞춰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파생상품 정산차금은 예상하지 못한 시장 변동에 따라 필요한 자금인 만큼 RP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