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반년 새 50% 이상 늘어났다. 부실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몰려 있다. 가계 대출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연체율과 부실채권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지역 기반이 되는 산업이 흔들리자 은행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커버리지 비율이 크게 낮아진 데는 경남은행이 상반기 매각 속도를 조절한 영향도 있다. 부실채권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적절한 가치에 매각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대신 충당금 적립 속도를 분기마다 높여왔다. 경남은행은 하반기에는 상·매각에 속도를 내 커버리지 비율을 100%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가계와 대비되는 기업 여신…제조업 타격 여파 올해 6월 말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51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51.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76%에서 1.09%로 올랐다. 연체율도 0.90%에서 1.15%로 두 분기 연속 상승했다.
부실 증가의 주 원인은 중소기업이다. 경남은행의 기업 NPL비율은 작년 말 0.86%에서 올해 상반기 말 1.35%로 증가했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1.14%에서 1.61%로 올랐다. 특정 거액 여신이 아니라 중소기업 여신 전반에서 연체가 조금씩 늘면서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했다. 반대로 가계대출은 여신잔액이 10% 넘게 늘었는데도 NPL비율 0.56%, 연체율 0.70%로 지난해 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현상은 지역 특성에서 비롯된다. 경남은행 원화대출은 제조업 비중이 23.6%로 높다. 제조업 가운데서도 화학 업종은 같은 BNK금융 지주 산하에 있는 부산, 경남은행 합산 기준 NPL비율이 13%를 넘은 상태다. 화학과 기계 등 경남 주력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기업여신 부실로 이어진 셈이다.
◇처분 적기 기다리며 우량자산 위주 재편 특정 거액 여신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다건의 연체는 담보 회수와 상·매각으로 관리할 여지가 넓다. 다만 신규 연체 유입 자체를 막는 것은 은행 노력만으로는 어려워 지역 경기 회복 속도가 지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은행이 관리해야 할 부분은 손실흡수 여력이다. 경남은행의 대손충당금 기준 NPL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말 106.0%에서 2분기 말 74.4%로 두 분기 연속 하락했다. 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4분기 237억원에서 올해 1분기 427억원, 2분기 526억원으로 늘었다. 분기 대손비용률도 0.21%에서 0.45%로 올랐다. 적립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이 그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대손준비금까지 포함한 적립률은 130.4%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86%로 지난해 말과 같다. 준비금을 합친 적립률과 자본비율이 유지되고 있어 손실흡수능력 자체가 훼손된 상황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매각을 미룬 점도 커버리지 비율에 영향을 줬다. 경남은행의 2분기 부실채권 매각액은 414억원이다. 같은 분기 부산은행은 2157억원을 매각해 커버리지 비율을 98.2%로 끌어올렸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건전성 지표 관리에 대한 전략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NPL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을 서두를 유인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리 대신 택한 것은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경남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지난해 말 2조9034억원에서 6월 말 3조8789억원으로 33.6%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여신은 1.1% 증가에 그쳤다. 원화대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서 8.5%로 올랐다.
대기업 연체율이 0%를 유지하고 있어 이 비중 확대는 전체 연체율을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지주 차원에서 진행하는 우량자산 확대를 통한 건전성 안정화가 경남은행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이익 체력도 충당금을 더 쌓을 여지를 남기고 있다. 경남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자이익이 10% 넘게 늘면서 충당금 부담을 흡수한 결과다. 부실 증가 속도가 꺾이지 않는 한 커버리지 비율 회복은 결국 하반기 매각이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
경남은행은 하반기 상·매각에 속도를 내 부실 비율을 낮추고 NPL 커버리지 비율을 100%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