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지역 경기 침체로 주 고객층인 지역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가계 부문은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여신에서 부실이 누적되는 구조가 숫자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에 각 은행은 손실흡수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매각을 확대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정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지표 악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가계와 다르게 널뛴 기업 연체율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바로 한 달 전인 5월과 비교하면 0.11%p 낮아졌다. 은행권이 분기 말 연체채권 정리 규모를 5조3000억원까지 늘렸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은 경제여건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연체율 반등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부문별 온도차가 확연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년 동월 대비 0.01%p 하락한 반면 기업대출은 0.68%로 0.08%p 올랐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0.92%로 상승폭(0.13%p)이 가장 컸다.
이런 대외 경기 불확실성은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에 큰 영향을 준다. 실제 지방금융지주의 재무지표는 이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BNK금융과 JB금융 그리고 iM금융의 연체율은 각각 1.34%, 1.64%, 1.38%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경남은행의 부실 악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 NPL비율이 지난해 말 0.76%에서 반년 새 1.09%로 0.33%p 뛰었다. 전북은행도 같은 기간 1.12%에서 1.34%로 올랐다.
전북은행은 기업뿐 아니라 가계에서도 징후가 포착됐다. 올해 상반기 말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95%로 6개월만에 5배 뛰었다. 연체 잔액은 328억원으로 523.8% 증가했다.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거액연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역 핵심 산업 영향 커…은행마다 강하게 지표 관리 나서 부실 지표 상승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손실흡수 완충장치의 약화다. 2분기 말 NPL커버리지비율은 BNK금융 79.9%, JB금융 91.7%, iM금융 82.2%를 기록하면서 모두 100%를 하회했다. 특히 JB금융은 지난해 말 104.6%를 기록했지만 반년 만에 100% 선이 무너졌다.
지주만 봤을 땐 NPL커버리지비율이 낮아지는 흐름이지만 개별 은행이 모두 같은 상황인 건 아니었다. 같은 지주에 속한 경남은행의 경우 NPL커버리지비율이 두 개 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상반기 말 74.4%를 기록했다. 반대로 부산은행은 98.2%로 전분기 대비 10.9%p 올랐다. 2분기 부실채권 매각을 늘려 고정이하여신을 줄인 덕분이다.
특히 BNK금융은 업종별 부실 지표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보면 지역의 주력인 제조업 그리고 부동산 경기로 인한 타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부산·경남은행 합산 기준 화학 업종의 NPL비율은 13.17%에 달한다. 건설(1.76%), 부동산업(1.68%)도 평균을 웃돈다. 지역 주력 제조업과 부동산 관련 여신이 동반 부실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각 은행은 부산은행처럼 적극적인 부실자산 정리를 통해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2분기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2157억원으로 1분기의 2배 이상이다. BNK금융 지주 차원에서도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면서 부동산PF 잔액은 6조58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7% 줄었다. iM뱅크도 2분기에 1887억원을 상·매각해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여력은 아직 방어선을 지키고 있다. 2분기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JB금융 12.52%, iM금융 12.27%, BNK금융 12.14%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라며 "지방은행은 상매각 등 적극적인 사후관리와 우량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건전성 비율 안정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