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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영업권 손상차손 감소세…웃돈 투자 성적표 '굿'

클라우드·커머스 사업 다각화…경영권 프리미엄 인수전략 지속 계획

손현지 기자  2022-12-30 07:33:52
NHN은 그동안 미래 잠재성을 지닌 기업들을 사전 발굴하는데 주력해온 기업이다. 개발 노하우나 아이디어 등 회계상으로 분류하지 못할 만한 기업의 가치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확보하곤 했다. 해당 자산은 '영업권'으로 분류되며 회계상 무형자산을 증가시켰다.

영업권은 기업에게 양날의 칼이다.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을 하회할 경우 손상차손을 증가시켜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NHN 역시 2020년 일부 피인수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권 손상 리스크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작년부터 웃돈을 주고 인수한 기업들이 좋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권이 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회수가능액이 적정수준을 유지하면서 투자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다각화, 무형자산 증가

NHN은 3분기 중 총 7개의 기업(NHN Studio Diggin Corp., 엔에이치엔패션고코리아, 엔에이치엔크로센트, 플랫폼앤, 2250 Maple, LLC, 사운드얼라이언스, 인재아이엔씨)을 신규 인수했다. 제이티통신과 한국신용카드결제의 경우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우선 무형자산이 급증했다. 올 초부터 3분기까지 무형자산은 3789억원에서 4272억원으로 13% 늘어났다.


무형자산의 대부분은 영업권이다. 영업권은 2020년말 3167억원에서 작년 말 2846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9월 말 314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투자한 기업 중 상당수는 공정가치보다 더 높게 값을 치렀다는 뜻이다.

우선 예술, 스포츠 등 여가관련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운드얼라이언스는 지분 51%를 공정가치(14억원)에 비해 16억원 높은 30억원에 매입했다. IT컨설팅 회사인 크로센트 지분 50.1%도 공정가치(4억원)보다 많은 93억원에 취득하면서 영업권으로 89억원이 잡혔다.

소프트웨어개발 회사인 제이티통신은 74억원, 신용카드 온·오프라인 결제 중개서비스 회사인 한국신용카드결제는 65억원, 정보통신 회사인 인재아이엔씨 47억원 가량 웃돈을 주고 인수했다.

◇2020년과 달라진 점, 영업권 손상차손 리스크 ↓

NHN은 2013년 분사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게임 외에도 결제,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범위를 확장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영업권 비중이 늘어났다.

영업권은 통상 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권리금 성격의 무형자산을 뜻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개발노하우, 아이디어 등 회계상으로 분류되지 못하지만 자산의 성격을 가졌다고 본 것이다.

게임 개발사들의 미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해 가격을 인정해주며 높은 대가를 치른 셈이다. NHN처럼 소프트웨어 기반 기업들의 경우 유형자산에 비해 무형의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피인수사가 좋은 수익성을 유지해 적정한 회수가능액을 내준다면 자산으로의 가치가 인정된다. 그러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NHN은 영업권 손상차손 금액이 2020년 648억원으로 인식됐다. 당시 연결 자회사인 NHN여행박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중단 사태를 맞으면서 손상차손 금액이 불어난 것이다.

하지만 작년에는 대규모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지 않았다. 영업권 손상차손은 기존 648억원에서 12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무형자산 손상차손도 덩달아 787억원에서 141억원으로 감소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Accommate 등 유망 자회사들이 대부분이라 부실 가능성이 줄었다.

영업권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영업외비용도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2020년 말 279억원에서 작년 말 1297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권 손상평가는 매년 4분기마다 이뤄진다. 올해 일부 엔터사 수익이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IT 소프트웨어 등 투자기업들이 양호한 수익성을 내면서 영업권 손상 리스크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형자산 평가손실도 올초 141억원에서 지난 9월 39억원으로 줄었다.

NHN은 앞으로도 웃돈 인수를 계속 지속할 예정이다. 개발역량 제고와 사업 확대를 위해선 내부적 성장(오가닉)도 필요하지만 외부수혈을 통한 성장(인오가닉)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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