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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

우아한형제들, 비용통제 최대 관건 '외주용역비'

④5년새 20배 증가 '1조2000억'…배달원 인건비 관리 필요성 부각

박동우 기자  2023-04-07 09:30:14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우아한형제들이 비용을 통제하는 데 최대 관건은 '외주용역비'다.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연간 영업비용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5년새 매출이 10배 늘어났지만 외주용역비는 20배나 불어났다.

라이더(배달원)를 운영하는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단건 배송 서비스 '배민1'을 도입하면서 배달 횟수가 증가했고 배민1에 책정한 배달료가 기존 서비스보다 높은 부분도 작용했다. 배달원 인건비를 관리할 필요성이 한층 부각되는 양상이다.

◇연간 영업비용 절반 육박

우아한형제들의 영업비용 가운데 단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외주용역비'다. 지난해 1조213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영업비용 2조5231억원의 48.1%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주용역비는 사업 수행에 필요한 노무를 다른 회사가 대신 제공해주는 대가로 쓴 금액을 뜻한다.



배달원에게 주는 인건비가 외주용역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에 배송 업무를 맡겼다. 우아한청년들은 개별 라이더와 계약을 맺고 배달 수행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식당 점주와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료가 인건비의 원천이다.

2015년에 출범한 우아한청년들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활용해 식당 음식, 생활용품,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데 특화된 업체다. 도심에 창고를 구축하고 경기도 김포에 광역물류센터를 조성하는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 'B마트'도 뒷받침해왔다.

2018년 621억원에 불과했던 외주용역비는 2022년 1조2136억원으로 5년 만에 19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이 3193억원에서 2조9471억원으로 9배 늘어난 대목과 비교된다. 전년대비 외주용역비 증가율 역시 2019년 이래 해마다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단건배송 '배민1' 도입으로 외주비 급증

외주용역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1년이다. 당시 786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3294억원) 대비 138.7% 늘어난 금액이다. 단건 배송 서비스인 '배민1'을 도입한 대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배민1은 배달 종사자가 한번에 3~4건의 주문을 처리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한 차례에 1건의 주문만 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음식 배달 시간을 줄여 고객들의 체감 효용을 끌어올리는 취지가 반영됐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배민1으로 몰리면서 우아한형제들의 라이더 인건비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기존 서비스와 견줘 배민1에 책정된 배달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외주용역비 급증의 배경이었다. 일반 배달료는 3000원이지만 배민1의 경우 건당 6000원으로 설정했다. 당초 5000원으로 시작했으나 지난해 배달료를 1000원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배민1을 수행하는 전업 라이더는 4500명이다. 시간제 커넥터 2만여명까지 포함하면 배송 종사자 숫자는 2만5000명가량 된다. 이들 모두 한번씩 배달 업무를 수행하면 1억5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앞으로도 우아한형제들의 외주용역비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설립된 손자회사 '딜리버리앤'이 눈길을 끈다. 딜리버리앤은 정규직 라이더를 활용한 배달 대행에 방점을 찍었다.

계약을 맺고 건당 배달료를 지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매달 급여를 주고 라이더를 직접 고용한다. 기본급 3200만원에 성과급을 포함하면 배달원 한 사람당 연간 4600만원가량 인건비를 집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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