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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지배구조 점검으로 '상장 지향점' 한걸음 더

거버넌스팀 '공정거래·회사법 전문가' 영입추진, '지분관계·M&A' 의제자문

박동우 기자  2023-07-19 14: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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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유니콘 기업 야놀자가 나아가는 길은 미국 나스닥에 입성하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외 회사를 활발히 인수했다. 이제는 지배구조 점검으로 '상장 지향점'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다.

사내 거버넌스팀이 공정거래법과 회사법에 능통한 전문가 영입을 추진 중이다. 지분관계, 인수·합병(M&A) 의제를 자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규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넘어 최적의 상장 시나리오를 모색하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해외증시 입성' 방식 관심사, 대규모 투자 재개

야놀자가 글로벌 증시 상장 방안을 계속 주목하는 건 과거 외국계 자본을 대규모로 수혈한 대목과 맞물렸다. 2019년 싱가포르 투자청, 북미 온라인 여행 플랫폼 운영사 부킹홀딩스 등에서 1억8000만달러(2360억원)를 확보했다. 2021년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Ⅱ가 야놀자 신주를 인수하며 1조1892억원을 납입했다.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촉진할 수단으로 떠오른 건 기업공개(IPO)였다. 경영진은 상장 추진 일정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상의 증시 입성 시나리오를 모색하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 가운데 2021년 뉴욕거래소에 오른 쿠팡은 별도의 상장 주체를 내세우는 '이원화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에 자리잡은 유한책임회사 '쿠팡 LLC'가 IPO를 진행하고 자회사인 한국 법인이 전자상거래 사업을 수행하는 체계를 형성했다.


주식예탁증서(ADR)를 활용하는 방안도 존재한다. ADR은 제3국 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담보로 설정하고 미국 은행에서 발행하는 주식이다. 2021년에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인 더블다운인터액티브가 이러한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야놀자 경영진은 기업가치 복원에도 사활을 걸었다. 2021년 이후 4000억원 넘는 실탄을 △인터파크(항공권 예약 플랫폼 운영사) △데이블(인공지능 기반 광고 표시 알고리즘 개발사) 등을 잇달아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숨고르기를 한 뒤 올해 기업간거래(B2B)에 특화된 여행 솔루션 운영사이자 외국기업인 고글로벌트래블(GGT)을 인수하며 투자를 재개했다.


◇기업결합 심사 대응, 주총·이사회 운영지원 역할

상장 추진과 투자 확대 모두 중대 현안인 만큼 야놀자는 최근 거버넌스팀 인력 충원에 나섰다. 거버넌스팀은 준법경영유닛 기업법무실 산하 조직으로 본사를 포함해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법적 현안을 관장하는 부서다.

지분 구성, 인수·합병(M&A), 투자 등의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법과 회사법 관점에서 검토를 진행하는데 주안점을 맞췄다. 국내외 유망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기조에 부응하고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 한층 수월하게 대응하는 취지다.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염두에 둔 만큼 경영 의사결정 체계가 원활히 가동되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부여됐다. 주주총회와 이사회 운영 절차를 들여다보고 법적 미비점이 없는지 살펴 조언한다. △박성래 전 삼정회계법인 부대표 △최재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evangelist) 등 사외이사들의 직무 수행도 보조한다.


이번에 합류하는 인력은 재무 부서도 조력해야 한다. 계약서 검토, 법규 자문 등으로 경영 지원 조직의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는 목적이 반영됐다. 현재 야놀자에는 그룹재무유닛이 존재하고 산하에는 플랫폼재무실이 있다. 회계와 세무에 국한하지 않고 신사업 검토, 투자 타당성 평가, 인수 후 통합(PMI) 등 광범위한 사무를 처리한다.

거버넌스팀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배보찬 대표와도 호흡을 맞춘다. 배 대표는 2000년대 삼일PwC, 삼정KPMG 등에서 회계사로 활약했다. 2014년 야놀자에 합류한 이래 줄곧 회사 재무를 총괄해왔다. 올해 4월 조직 개편을 계기로 배 대표는 그룹경영 및 플랫폼비즈니스총괄 대표 직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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