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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는 지금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인수 부담 지속

2018년 빅딜 당시 조달한 4000억원대 장기차입금 유지, 5년간 이자비용 1600억원대

문누리 기자  2023-08-18 14:37:12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아세아시멘트가 2018년 한라시멘트 인수 후 4000억원대 장기차입금을 계속 안고 있다. 아세아시멘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양승조 경영지원본부장이 사내 현금이 쌓이면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긴 했으나 5년간 이자비용 부담은 1600억원을 넘겼다.

◇한라시멘트 인수 뛰어든 아세아, 영업권 손상검사 논란까지

2016~2018년을 기점으로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 '규모의 경제' 경쟁을 펼쳤다. 현재의 시멘트 회사 순위가 당시 인수합병으로 교통정리됐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삼표그룹이 삼표시멘트(전 동양시멘트)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2017~2018년 쌍용C&E의 대한시멘트 인수,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인수 등이 이뤄졌다.

2013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아세아그룹은 지주사 아세아㈜ 대신 사업회사인 아세아시멘트가 2018년 한라시멘트를 인수했다. 당시 아세아시멘트는 3760억원을 들여 베어링PEA가 갖고 있던 한라시멘트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인수과정을 거쳐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는 업계 빅3 위치를 공고히 했다. 삼표그룹은 주력사업이었던 레미콘에 원료 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4곳을 각각 인수하면서 투입한 1조9137억원 중 영업권은 1조1987억원에 달한다. 외형 확장을 위해 소위 웃돈으로 1조원 이상을 태운 셈이다.


아세아시멘트가 인수한 한라시멘트만 봐도 사업결합으로 발생한 영업권이 2138억원에 달한다. 아세아시멘트 상반기 말 기준 무형자산(4842억원)의 44% 규모다. 최근 아세아시멘트는 감사보고서 핵심감사사항에 영업권 손상검사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영업권 손상평가까지 진행했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의 향후 사업계획에 기반해 미래현금흐름 추정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영업권에 대한 자산손상 영향은 아직 없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유입이 예상대로 잘 들어온다면 영업권으로 투입한 금액 이상으로 회수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세아 재무통' 양승조 CFO가 지고가는 인수자금 부담

다만 5년 전 빅딜 당시 끌어온 차입으로 여전히 안고있는 장기차입금 4377억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는 아세아시멘트가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791억원)의 5.53배에 달한다. 아세아시멘트 CFO 역할을 하고 있는 양승조 경영지원본부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배경이다.


1958년생인 양 본부장은 1984년부터 아세아시멘트에서 근무한 정통 아세아인이다. 1984년 청주대 회계학과 졸업 직후 아세아시멘트에 입사해 재무팀장, 한라시멘트 감사 등을 지낸 재무통이기도 하다.

양 본부장이 인수자금 명목으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으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상반기 말 기준 총 4367억원이다. 그나마 고금리 부담에 일부 은행 차입을 갚으면서 지난해 말(4774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때 내부 현금을 활용하면서 같은 기간 아세아시멘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13억원에서 791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금융비용 부담도 이어진다. 지난해 1년간 아세아시멘트가 지출한 이자비용은 247억원이다. 차입금을 일부 줄였음에도 올해 상반기 동안 낸 이자비용도 134억원에 달한다. 2018년 325억원, 2019년 338억원, 2020년 326억원, 2021년 267억원 등 총 5년간 16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해왔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한라시멘트가 아세아시멘트의 두 배가량이었지만 실적은 비교적 저조했다. 빅딜 이후 128억원 수준이었던 한라시멘트 연평균 순이익은 한일현대시멘트(354억원), 삼표시멘트(236억원) 등 경쟁사 피인수 기업들에 뒤처졌다.

그나마 지난해 말 기준 한라시멘트 순이익은 174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한일현대시멘트(357억원), 삼표시멘트(302억원) 등에는 아직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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