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4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 이후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사업지원TF에서 부사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사업지원TF는 최근 지속적으로 임원을 충원하고 인사철에 부사장 승진자를 배출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에 부회장급이 수장으로 임명되고 향후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 사업지원TF와 미래사업기획단의 경쟁구도를 주목하는 상황에서 사업지원TF에서 부사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은 점이 심상치 않게 받아들여진다.

임원 인사에서 두각을 드러낸 부서는 모바일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다. MX사업부는 올해 실적 호조를 나타내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악화를 상쇄하는 데 일조했다. 재무부서에서는 2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사업지원TF 상무급 임원, 부사장 승진자 없어

사업지원TF는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의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해왔다. 그만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그룹사에서는 적잖은 영향력을 지녔다. 또 지속적으로 임원 규모가 증가했다.

2020년말 사업지원TF의 임원은 총 14명이다. 정현호 부회장(당시 사장)을 필두로 부사장 4명, 전무 2명, 상무 7명이 포진했다. 2021년말에는 총 16명으로 임원이 늘었다. 작년말부터 올 3분기말까지는 17명이다.

인사에서는 의미 있는 승진 결과도 받았다. 우선 사업지원TF를 이끄는 정 부회장이 2022년도 인사에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사업지원TF 수장 직급의 상향은 그만큼 성과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부사장 승진에서도 사업지원TF는 약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그 후 2021년 12월 2022년도 인사를 단행했다. 이때 사업지원TF에서 부사장 승진자가 4명 나왔다. 이동우 전무, 문희동 상무, 여형민 상무, 이제현 상무 4명이 부사장이 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에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통일한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직급 통합으로 인한 승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된 셈이었다. 하지만 사업지원TF는 직급 통합으로 인한 것이 아닌 실질적인 부사장 승진자 3명을 배출했던 셈이다.

작년에는 승진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1명을 배출했다. 김장경 상무가 부사장으로 올라서며 유일한 승진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부사장 승진자 51명 중 사업지원TF 임원은 없다. 이 때문에 향후 인원 충원이나 이탈 여부가 사업지원TF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해졌다. 작년말부터 올 3분기까지의 사업지원TF의 임원은 2021년말과 비교해 4명이 이탈하고 5명이 충원돼 오히려 총인원이 1명 증가했다.


◇돋보인 모바일 담당 'MX사업부' 약진, 재무라인 윤주한·강태우 '주목'

부사장 승진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부서로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꼽힌다. MX사업부의 최순 전략마케팅실 상무, 황인철 모바일플랫폼센터 상무, 개발실의 양병덕·정혜순·김성은 상무 등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양병덕·정혜순·김성은 신임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전체 승진자 중 별도로 언급을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우선 양 부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펀치홀, UDC(Under-Display Camera), 야외 시인성 개선 기술을 구현했다. 폴더블에 에스펜(S-Pen)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갤럭시 폴드 시리즈 대세화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정 부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최적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기획하고 개발해 제품 완성도를 높여왔다. 사용자 환경 맞춤 기능인 'Good Lock' 등을 개발하며 제품 차별화에 기여했다. 김 부사장은 갤럭시 S시리즈, 폴더블 등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하드웨어(H/W) 개발을 주도, 신규 기술발굴에 기여하며 모바일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재무라인에서는 윤주한 상무와 강태우 상무가 부사장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윤 부사장은 2017년 5월, 강 상무는 2018년 12월 임원 인사에서 상무가 됐다. 각각 6년 반, 5년의 기다림 끝에 부사장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