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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유수홀딩스, '초강력 주주 정책' 3년 성과는

②21년 분위기 반전 묘수 꺼내…PER은 거꾸로 하락

김소라 기자  2024-01-31 07:40:04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해운·운송 그룹 '유수홀딩스'가 정규 배당을 앞두고 있다. 2014년 그룹 '한진'으로부터 계열 분리 후 뚜렷한 반등 포인트를 만들어 내지 못한 가운데 대안으로 꺼내들었던 주주 정책과 관련된 배당이다. 해운업이 장기간 힘을 쓰지 못하면서 성장 동력도 희미해지자 당시 보유 자산을 매각해 주주 환원 자금을 마련하는 특단의 조치를 결정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반등엔 한계가 따르는 상황이다.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2021년 초 몇 달에 걸쳐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냈던 주가는 이후 이렇다 할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장기간에 걸친 주주 환원책을 투자 유인으로 내걸었음에도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유수홀딩스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집행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는 2021년 발표한 주주 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건이다. 발표 당해를 비롯해 총 3개 사업연도에 걸친 배당 집행을 약속했다. 지난해 연결 당기순익을 준거로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유수홀딩스가 주주 정책을 꺼내든 것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던 탓이다. 기업가치 면에서 장기간 침체가 이어지던 상황이다. 몇 년째 매출이 감소하며 재무구조가 약화됐다. 이 기간 정규 배당도 실시하지 않았다. 앞서 한진그룹 계열 분리 후 정기적으로 배당을 집행했던 것과 상반된다. 구체적으로 2015년 2016년 사업연도에 대한 결산 배당을 각각 이듬해 실시했다.

고조된 사업 리스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유수홀딩스가 배당 집행을 중단한 2017년 주요 고객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종속회사인 운송 중개 업체 '유수로지스틱스'와 해운 IT 솔루션 업체 '싸이버로지텍' 모두 한진해운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던 상황이다. 한진그룹에 함께 몸 담고 있었던 만큼 상호간 특수관계로 분류, 매출·매입을 비롯한 채권, 채무분도 쌓여있었다. 이를 해소하는게 시급한 상황에서 상법상 배당 가능한 이익을 남기기 어려웠다.

타개책으로 꺼내든 것이 자산 매각이다. 유수홀딩스는 옛 한진해운 본사였던 서울 여의도 사옥을 처분해 잉여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10월 임대 사업을 영위하는 원트웬티파이브피에프브이(ONE25PFV)를 대상으로 3300억원에 토지 및 건물 일체를 넘겼다. 이를 계기로 유동성을 대거 수혈한 유수홀딩스는 이듬해 주주 정책 재개를 결정했다. 총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최대 30%를 배당으로 집행하고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한다는게 골자였다.

후속 주주 정책은 현재 미정인 상태다.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2023년 결산 기준으로 주주 환원 정책은 종료될 예정"이라며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 말했다.


다만 유수홀딩스는 이 기간 기업가치 면에서 주요한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주요 투자 지표로 꼽히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주주 정책 개시 이듬해 연결 5.7배를 기록, 전년대비 내렸다. 주주 정책을 시작하기 전인 2018~2019년 당시 PER과 비교해도 낮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해상 운임비가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낮아진 영향이다. 근래 영업 실적 악화로 PER은 소폭 반등한 추세다.

오히려 그룹이 드라마틱한 기업가치 반등을 거둔 시기는 계열 분리 직후다. 지배구조 변동을 비롯해 사명, 임원진 등 경영 전반에 굵직한 변화가 일어났던 때다. 2015년 중순 유수홀딩스 주가는 1주당 최고 1만4000원을 기록, 1년새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때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2500원으로 분할하는 주식 분할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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