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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밸류 반등 노리는 유수홀딩스, 자회사 IPO 언제쯤

⑤매출 반등 청신호, 19년 중도 철회 경험…최은영 회장도 복귀

김소라 기자  2024-02-02 15:41:52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유수홀딩스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안을 타진 중이다. 알짜 자회사의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나리오가 대표적이다. 앞서 영업 실적 침체 이유로 IPO 추진을 조기 중단했으나 근래 실적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현재 탄탄한 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향후 자회사 기업 가치 반영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도 힘을 싣어주기 위해 나섰다. 당초 지주사 경영만 챙겼으나 지난해 자회사 상근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매출 호조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직접 사업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수홀딩스는 자회사 '싸이버로지텍'에 대한 IPO 재추진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특정할 수 없으나 어느 정도 요건이 충족될 시 다시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싸이버로지텍은 2019년 상장 절차에 돌입했으나 당해 연말 모든 일정을 중단하며 짧았던 IPO 레이스를 끝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어느 정도 낙관적인 흐름이 감지되는 만큼 내부 셈법도 보다 치열해진 상황이다.


싸이버로지텍은 2000년 설립된 IT 솔루션 업체다. 해운, 항만, 물류 분야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사, 터미널, 물류업체 등이 주 고객사다. 2009년 유수홀딩스(구 한진해운홀딩스)가 지주사로 전환할 당시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전엔 '한진해운'이 싸이버로지텍을 직접 지배하는 구조였다. 이미 당시부터 그룹 매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만큼 싸이버로지텍 계열 재배치도 함께 이뤄졌다.

기업 가치 측면에서 싸이버로지텍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오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앞서 2019년 IPO 절차를 밟을 당시 기업가치는 최대 1조원 수준까지 추정됐다. 주요 IT 솔루션 업체인 코스피 상장사 '더존비즈온' 등을 비교군으로 두고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을 적용해 도출한 값이다. 2일 기준 더존비즈온 PER을 싸이버로지텍 2022년 순익 대상 단순 멀티플 적용하면 1조4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싸이버로지텍이 비교 기업과 달리 해운 및 운송업 특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기업가치는 이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룹 차원에선 자회사 IPO에 따른 시가총액(밸류에이션) 반등이 기대된다. 유수홀딩스는 현재 싸이버로지텍 지분 약 40%를 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1조원 수준이라 단순 가정하면 총 지분 가치는 4000억원까지 치솟는다. 지난해 3분기 말 추산된 싸이버로지텍 전체 장부가액은 8억5000만원이다. 유수홀딩스 시가총액은 이달 기준 2000억원에 채 못 미친다.


싸이버로지텍은 내부 효율화 작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성과가 미진한 해외 법인들을 적극 청산 처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중국 현지 법인 'CyberLogitec Shanghai Co., Ltd'를 정리했다. 관계법인인 싱가포르 소재 IT 솔루션 개발 업체 'Harmony Creative Solutions Private Limited'도 지난해 청산 처리 됐다. 이에 따른 손실도 불가피했다. 지분 35%를 갖고 있던 싸이버로지텍은 금번 청산으로 60억원의 처분 손실을 반영했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긍정적이다. 싸이버로지텍은 2021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반등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국면이 본격화되며 해운 기업들의 IT 전환 수요도 증가한 덕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 매출액은 600억원이다. 코스피 상장 매출 기준은 별도 기준 연 1000억원이다. IT업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 영업이익률 24.6%를 기록했다.

최은영 회장은 지난해 싸이버로지텍에 복귀했다. 2018년 말 사내이사직을 사임한지 약 4년 만이다. 다만 등기 임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 상태로 재직 중이다. 전체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몸 담고 있다. 오너 2세 조유경 유수홀딩스 전무 역시 앞서 싸이버로지텍 업무를 겸했다. 당시 사업 등 전략 기획 부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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