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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손회사 제거 한진그룹, 현금유출 최소화 '실리 택했다'

증손회사 유지하려면 공개매수 등 후속작업 필요, 손자회사 격상시 허들 낮아져

변세영 기자  2026-07-24 13:30:19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주요 자회사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손회사에 해당하는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이 공개매수를 통해 증손회사 요건을 맞추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그룹 외부로의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에어부산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까지 감안해 보다 현실적인 해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손회사 유지 위해서는 공개매수 등 필요…과정 까다로워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한진세이버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이 해당 계열사 지분을 넘겨받으면 이들 3사는 한진칼 기준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지위가 바뀌면서 증손회사 규제(지분 100%)를 피할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진그룹의 증손회사 행위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하나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해당 계열사 지분을 직접 사들여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아시아나항공이 공개매수 등을 통해 소액주주 지분을 모두 취득해 100% 자회사로 증손회사 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후자의 경우 상장폐지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상당한 자금 부담이 뒤따랐다. 특히 상장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는 공개매수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자금 부담은 시가총액보다 커질 수 있는 점이 부담 요소였다.

여기에 에어부산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도 공개매수를 어렵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 에어부산은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41.89%) 외에도 부산시와 부산 상공계가 약 16%의 지분을 쥐고 있다. 부산 상공계가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했다. 그렇게 되면 '지분 100% 확보'라는 증손회사 요건을 채울 수 없다.

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에어부산 지분(41.89%)을 직접 사들여 손자회사가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증손에서 손자로 격상되면서 지분 보유 요건이 상장사 기준 '30% 이상'으로 대폭 완화되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주주인 부산 지역 상공계의 협조와 관계없이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만 넘겨받으면 법적 규제를 즉시 충족하는 셈이다. 상장사인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이 76.22% 지분을 보유 중으로 시가총액도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비상장사인 한진세이버는 매출액이 211억원에 그쳐 거래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미나이로 만든 이미지
◇유예기간 연장 불가 대비, 손자회사로 격상이 베스트 시나리오

대한항공의 지분 직접 인수는 자금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하는 매매대금은 연결기준으로 그룹 내부에서 순환한다. 외부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 공개매수와 달리 그룹 밖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없어 지배구조 규제를 해소하면서도 현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IB업계에서는 3개 계열사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4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한진칼(지주사)→대한항공(자회사)→아시아나항공(손자회사)→에어부산·아시아나IDT·한진세이버(증손회사)'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원칙적으로 100% 보유해야 한다.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칼의 손자회사로 편입된 2024년 12월 12일을 기준으로 2년의 행위제한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유예 만료일은 2026년 12월 11일이다. 문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합병 예정일은 같은 달 17일로 약 일주일의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유예기간 연장을 신청할 방침이지만 승인 여부가 불확실하고 통합 작업 지연 등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분 직접 매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 측은 "공정거래법 제18조 제6항에 따른 유예기간 연장 승인 신청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예기간 연장이 인정되지 않거나 만료 전까지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해 해당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을 포함한 해소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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