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삼성·한화·교보'의 빅3로 재편된 지 오래다. 그간 많은 도전자들이 빅3의 아성을 깨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생명보험 시장은 혁신도 경쟁도 없는 '재미없는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 최근 몇 년 금융지주들이 보험업 확대에 공을 들이면서 중상위권 업계에선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중하위권 보험사들은 날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 전반을 둘러싼 위험요인은 중하위권 보험사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생명보험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봤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신한라이프가 차지하는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룹에 편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기존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다음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선 달라지고 있다.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물론 신한카드마저 거의 따라잡았다.
회사 내부의 분위기도 다른 곳과 상반된다. 구조조정으로 뒤숭숭한 신한카드와 달리 1분기 업계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보다 많은 순이익을 내면서 내부 분위기 역시 고무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라이프, 1분기 신한금융 비은행 자회사 중 순이익 1위 지난해 신한카드는 순이익 5721억원, 신한라이프는 순이익 53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한금융에서 비은행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순이익이 신한라이프보다 384억원 많았다.
다만 이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신한카드가 1800억원가량 많았지만 2023년 1300억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엔 다시 큰 폭으로 격차가 줄었다. 급기야 올해 들어선 역전이 벌어졌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이 1652억원을 기록해 신한카드의 1357억원보다 295억원 많았다. 신한라이프가 신한금융의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효자 노릇을 했다.
신한금융을 떠나 각자의 업권에서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신한카드는 업계 1위임에도 2·3위 전업 카드사로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엔 삼성카드에서 순이익 기준 점유율 1위를 내줘야 했다. 신한카드가 1위에서 내려온 건 무려 10년 만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삼성카드(1844억원)가 순익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52억원으로 한화생명(1220억원)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출범 이후에도 높게만 느껴지던 빅3의 벽을 처음 넘었다. 한화생명의 순이익 감소폭이 워낙 컸던 영향으로 '반짝' 역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내부에선 고무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주 기여도 압도적…달라진 의전 순위 단순 순이익을 떠나 지주에 대한 기여도 역시 다른 자회사를 압도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연간 배당금으로 주당 4568원을 확정했다.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더한 금액으로 전년 대비 220%나 증가했다. 순이익으로 5337억원을 거뒀는데 배당금 총액이 5283억원이다. 번 돈을 고스란히 배당금으로 지주에 넘겼다.
반면 신한카드는 그간 신한은행 다음으로 배당을 많이 해왔지만 배당이 점차 줄면서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주당 2282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전년 2476원 대비 7.8% 감소한 금액이다. 전체 배당금 역시 3104억원에서 2861억원으로 줄었다.
달라진 분위기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 대표이사로 박창훈 본부장이 선임됐고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는 연임이 결정됐다. 특히 신한카드에선 본부장이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바로 사장으로 발탁돼 상당히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금융권의 '2+1' 임기 관행에 따라 기존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뒤엎은 결정이기도 했다.
내부 의전 순서 역시 바뀌었다. 그간 신한금융에선 '은·카·금·생'이란 용어가 통용됐다. 그룹 내 핵심 자회사들을 부르는 줄임말로 은행·카드·증권(금융투자).생명보험 순이다. 순이익 규모가 큰 자회사 순으로 순서가 매겨졌다. 이는 곧 자회사 CEO들의 의전 순서이기도 하다. 의전 순서는 곧 해당 자회사 위상과도 연결되는데 올해부터는 진옥동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다음으로 이영종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