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삼성·한화·교보'의 빅3로 재편된 지 오래다. 그간 많은 도전자들이 빅3의 아성을 깨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생명보험 시장은 혁신도 경쟁도 없는 '재미없는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 최근 몇 년 금융지주들이 보험업 확대에 공을 들이면서 중상위권 업계에선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중하위권 보험사들은 날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 전반을 둘러싼 위험요인은 중하위권 보험사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생명보험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봤다.
신한라이프가 1일 출범 4주년을 맞았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하면서 출범했다. 당시 단번에 자산 기준 업계 4위로 등장하면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아직 빅3의 아성을 위협하기엔 아쉬운 수준이지만 만만치 않은 회사로 성장 중이다. 실적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엔 순이익 기준으로 빅3 한화생명을 제쳤다.
◇자산 60조원…덩치 격차는 여전히 커 통합법인 출범 당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산 총자산은 71조5097억 원이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생보업계 4위다. 수입보험료(7조9398억원) 기준 시장점유율은 8.2%로 역시 4위였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달라진다. 두 곳의 순이익을 더하면 3961억원으로 같은 기간 교보생명(3829억원)과 한화생명(1969억원)을 앞선 2위였다. 신한라이프가 수십 년 넘게 이어진 기존 생보사 빅3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던 이유다.
4년이 지났다. 외형상으로는 여전히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한다. 지난해 총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122조원대, 신한라이프가 59조원대로 격차가 상당하다. 올해 1분기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졌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총자산이 125조~126조원대이지만 신한라이프는 60조원대에 그쳤다.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2022년 7.2%에서 올해 6.6%로 떨어졌다. 외형을 보여주는 또다른 지표인 수입보험료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1월 말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5.6%다. 2022년의 5.8%에서 소폭 낮아졌다.
다만 이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2개의 보험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외형 축소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순이익 기준 업계 3위, CSM 잔액 기준으로도 빅3 당시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한 기대 효과 중 하나는 영업 채널 강화였다. 신한생명은 전화로 보험을 판매하는 텔레마케팅(TM)에 강점이 있던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설계사 영업에 특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통합을 통해 현재는 대면 채널부터 텔레마케팅, 하이브리드, 디지털 채널까지 모든 채널을 갖추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대에 걸쳐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출범 당시 내세웠던 또다른 과제는 헬스케어 등 사업영역 확대와 해외 사업 확대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말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당시 신한큐브온)를 설립했다. 2021년 2월 베트남에 세운 해외법인 역시 2022년 1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출범 4년차인 만큼 아직 수익 대비 투입 비용이 많아 적자를 내고 있지만 적자폭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순이익은 어떨까.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출범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4570억 원이던 순이익은 2023년 4819억 원, 2024년 5337억 원으로 2년 새 16.8% 늘었다. 특히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56억원으로 한화생명(1220억원)을 제치는 데도 성공했다. 한화생명의 순이익 감소폭이 워낙 컸던 영향으로 '반짝' 역전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에선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CSM(보험계약마진)을 볼 때 미래 성장성 역시 밝다. 신한라이프의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은 7조2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0.8%(554억원) 늘어났다. 큰 폭은 아니지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CSM 잔액은 9조1091억원이다. 규모 자체는 크지만 전년 말 대비 1.4%(1293억원) 줄어들며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CSM 잔액은 6조4381억원으로 신한라이프보다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