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차별화된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다양한 업종과 융합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한발 늦게 진출한 만큼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신한라이프가 구상하는 융합 요양업의 핵심은 신경건축학과 인공지능(AI)이다.
신한라이프는 급증하는 시니어 수요를 반영해 관련 시설도 매해 1개씩 설립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로서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향후 생명보험 본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관측된다.
◇조명·벽면 곡률 세밀 조정 '신경건축학 접목' 신한라이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케어는 오는 2028년까지 매해 최소 시설 1개씩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엔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에 첫 번째 요양시설을 설립한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데이케어센터(주야간 보호 서비스)를 오픈한 지 1년가량 만이다. 2027년엔 서울시 은평구에 실버타운(시니어 주거복합시설)을 오픈한다.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사업에 뛰어든 KB라이프생명보험에 비해선 다소 늦은 행보다. KB라이프는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 실버타운을 모두 운용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고급 서비스를 셀링 포인트로 내걸어 매년 시설을 늘리는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러 업권과 협업해 서비스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협력 업체가 지닌 강점을 빠르게 흡수해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정재승 교수가 있는 카이스트(KAIST) 뇌인지과학과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정 교수는 신경건축학을 적용한 시니어 공간 연구자로 유명하다. 신경건축학은 인간의 인지 과정이 다양한 공간 요소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학문이다.
정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천장 높이, 조명, 색온도, 벽면 곡률에 따라 거주자의 생활 환경이 확연히 달라진다. 이를테면 천장이 높을수록 창의력이 증진하고, 직각 코너보단 둥근 코너가 뇌의 편도체를 덜 자극해 비교적 안정감을 준다. 물건 배치도 중요하다. 치매 환자가 거주하는 공간엔 단순한 오락 기계를 놓기보다 색을 구분한 계단과 다트 등 운동을 수반한 물건을 배치하는 게 인지력 발달에 효과적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차세대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LGU+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LGU+가 자체 개발한 AI인 '익시(ixi)'를 시니어 공간에 접목해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걸 넘어 조기 예측하는 안전 솔루션과, 금융·의료·문화 등 일상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양한 업종과의 협업 결과는 2027년에 설립될 은평구 실버타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본격적인 매출 확대 전망…본업 시너지도 기대 시니어 시설을 본격적으로 늘리면서 관련 매출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신한라이프케어의 1분기 영업수익은 4억5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3억5000만원 대비 29.7% 개선했지만, 골든라이프케어 39억4000만원에 비해선 10배가량 적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니어 사업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사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점진적으로 시니어 시장에 안착하면 향후 생명보험 본업과의 연계도 기대할 수 있다. 입소자들을 위한 보험금 청구 대행과 신탁, 상속 등 금융과 헬스케어 서비스가 거론된다.
그룹 차원에서 신한금융그룹의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신한금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한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그룹의 시니어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1월 신한라이프케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이를 토대로 시니어 사업에 대한 그룹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는 생명보험 본업과 연계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했다"며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시니어 사업에서 다양한 모델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