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보험사들의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유독 심각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콜옵션 행사 불허, 가교보험사 지정과 같은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면서다. 저금리·고령화에 계리적 가정 변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라는 변수가 맞물리면서 업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분위기를 바꿔줄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보험사들의 신성장 동력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살펴본다.
코리안리재보험이 꾸준히 집중한 공동재보험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계 보험사 중 유일하게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보험수익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금리가 내릴 때 공동재보험 수요가 커지는 걸 고려하면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당국도 공동재보험 활성화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미래 먹거리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공동재보험 신계약 착착, 순익 28%↑ 코리안리에 따르면 1분기 공동재보험 보험수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60억원 대비 28.3% 증가했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위험만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일반적인 재보험과 달리, 금리 리스크와 같이 비(非)보험위험도 이전하는 재보험이다. 재보험사가 기존 재보험보다 훨씬 더 넓은 리스크를 원수보험사와 나누는 구조다.
국내에는 2020년 금융당국의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을 통해 도입됐다. 코리안리는 그전부터 금융위원회에서 꾸린 공동재보험 태스크포스(TF)팀에도 참여했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가 큰 보험사로 분류됐다. 당시 뮌헨리, 스위스리, RGA와 같은 외국계 재보험사도 TF에 참여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한 건 RGA다. RGA는 지난 2021년 3월 ABL생명과 1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을 맺었다. 크지 않은 거래 규모 때문에 당시 테스트딜 성격의 계약으로 평가됐다.
사실상 의미 있는 규모로 계약을 처음 체결한 건 코리안리였다. 코리안리는 2022년 1월 신한라이프와 24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을 체결했다. 이후 삼성생명과 2022년 11월, 2023년 11월에 각각 5000억원, 7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 외에도 다른 보험사들과 5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현재 코리안리가 보험사들과 맺은 공동재보험은 총 5건으로 1조7300억원 규모다. 국내에서 체결한 건수와 거래금액 모두 가장 크다.
◇금융당국도 활성화 지원 동참 전체 보험 수익에서 공동재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으로 작다. 하지만 성장성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등으로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동재보험이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에는 부채의 증가 속도가 자산보다 빨라 지급여력(킥스·K-ICS)비율 하방 압력이 세진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9일 리포트를 통해 "할인율 하락뿐 아니라 기본자본비율 도입까지 예상되면서 공동재보험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공동재보험 활성화를 위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기존 거래 유형의 장점을 혼합한 일임식 자산유보형이라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 방식들과 다르게 자산운용 위험도 재보험사로 이전할 수 있어 공동재보험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금융재보험을 전담하는 팀을 만들어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며 "최근 공동재보험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 맞춰서도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시장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