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두 기업 모두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중국·일본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투심에 반영된 영향이다. 최근 2년 간 양 사의 TSR(총주주수익률)이 마이너스(-)에 그쳤었지만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의 TSR이 파라다이스보다 높았다. 파라다이스보다 카지노 매출과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카지노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이 매달 증가했다.
다만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파라다이스가 우세했다. 파라다이스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배당금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반면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은 배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 달린 두 기업 주주가치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은 호텔·카지노·여행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유사하다. 카지노산업은 규제 산업인데다 특정 국가의 관광객에 의해 실적이 좌우되는 만큼 두 기업의 주가 방향도 비슷하다. 올해 들어 주주가치가 크게 개선됐다.
기업의 주주가치 증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이 있다. 주가 변동폭과 함께 배당금이 산식에 포함돼 주주들이 일정기간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다.
2023년과 2024년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의 TSR은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파라다이스 TSR은 -23.65%, 27.04%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관광개발 TSR도 -30.77%, 19.32%에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제한됐고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갔던 탓이다. 이에 더해 파라다이스는 장충동 호텔 건립 등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한 우려와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드림타워를 짓기 위해 늘어난 부채 등이 주가를 짓눌렀다.
올해부터는 상황이 반전됐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카지노 영업장 드롭액이 매해 증가했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진 점도 카지노주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월 25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375억원을 넘겼고 추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지난 6월 4일 기준 시가총액 1조21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이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파라다이스 TSR은 57.86%, 롯데관광개발 TSR은 134.61%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주가 상승률이 TSR을 견인했다. 올해 초 9670억원을 기록했던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상반기 말 1만5270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카지노주임에도 롯데관광개발의 TSR이 파라다이스보다 높았다. 이는 롯데관광개발의 전체 매출 구성비 중 카지노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훨씬 높은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3847억원을 기록했던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드롭액은 올해 1분기 4819억원으로 25% 증가했다. 실적 성장은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총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한 14만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총 드롭액은 약 668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파라다이스의 올해 1분기 매출 구성은 복합리조트가 49%, 카지노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파라다이스는 중국인 VIP보다 일본인 VIP 고객 비중이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일본인 VIP 드롭액이 720억원을 기록한 반면 중국인 VIP 드롭액은 303억원이었다.
◇밸류업·배당, 주주환원에서는 '파라다이스' 우세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파라다이스가 돋보였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2023년 결산배당을 시작으로 배당을 재개했다.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 100원을 지급했다. 리오프닝 수혜로 인한 실적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2024년에는 주당 배당금을 150원으로 늘렸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밸류업 계획도 밝혔다. 단계적으로 배당 성향을 확대하기 위해 주당 배당금 역시 150원을 예고했다. 파다라이스는 보유한 자사주를 점진적으로 소각하고 총주주수익률과 연계해 평가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 6월 약 2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보유한 자사주 541만주 중 10%에 해당하는 54만1130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밸류업을 포함한 주주환원 등 장기적인 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관광개발은 배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손실 236억원을 기록했다. 따로 밸류업 공시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주주환원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실적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분기 기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중 관계 개선 등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의 순이익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