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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글로벌 로드맵

성큼 다가선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①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 이어 증권사 인수…조직 개편해 도약 본격화

정태현 기자  2025-08-05 07:33:49

편집자주

한화생명보험의 글로벌 사업이 분기점을 맞았다. 국내 보험사 최초로 외국 현지 은행과 증권사 인수를 연달아 마무리 지었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 가장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펼친 덕분이다. 한화생명은 동남아와 북미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각각 영업과 자산운용에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성큼 가까워진 시점에서 한화생명의 해외사업 전략을 점검해 본다.
한화생명보험이 해외 은행업에 이어 증권업에도 진출하게 됐다. 국내 보험사 중 해외 진출에 가장 공들여온 결실을 봤다. 이번에 인수한 은행과 증권사 소재가 각각 인도네시아, 북미로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에선 은행 채널에 기반한 영업에, 북미에선 증권사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기반한 투자부문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화생명 본사에서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부문장 자리를 확대하고 글로벌HR전략팀을 실로 격상했다. 글로벌HR전략실은 대표 직할 체제로 편제돼 기존보다 상당한 권한을 갖게 됐다. 글로벌 인재를 전사적 차원에서 충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미에선 투자, 동남아에선 은행·리테일 '종합그룹 발판'

한화생명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최종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미국 자본시장에서 청산·결제,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인수에 이어 굵직한 딜을 속속 마무리하고 있다. 두 거래 모두 보험사 최초로 은행업과 증권업에 진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와 북미 지역 두 곳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그룹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뉴욕에 소재를 둔 벨로시티를 통해선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화자산운용 미주법인, 한화AI센터(HAC)와 호흡을 맞춘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융과 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플랫폼 기반의 투자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HAC는 지난해 12월 한화금융 계열 3사(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운용)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국내 금융권 최초의 AI 목적 해외 거점이다.

한화생명은 인니 노부은행을 통해선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당사 디지털 역량에 접목할 방침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신흥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로 현지인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노부은행이 현지 재계 6위 리포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큰 강점이다. 한화생명은 금융·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 온 리포그룹의 노하우를 발판 삼아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카슈랑스라는 새로운 영업채널이 생긴 만큼 실적 턴어라운드도 베트남 법인에서보다 수월할 전망이다.

베트남법인에서 흑자 전환하기까지 쌓은 노하우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한화생명의 베트남 진출은 2005년 주재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2008년 법인 전환을 통해 본격화했다. 현지 금융사 인수를 통한 현지화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여건에서 법인을 운영했다. 한화생명은 현지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악조건을 극복했다.

◇글로벌 인재 확보도 강조…국내 자산운용과도 시너지

한화생명 본사에서도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글로벌 HR 조직을 기존 팀 체제에서 실로 격상하고 대표이사 직할로 편제했다. 은행과 증권사 인수를 앞두고 글로벌 인재를 전사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도록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나라를 불문하고 다양한 인재 풀을 확보할 전망이다.

아울러 한화생명은 자산운용 부문에도 전폭적인 힘을 실어줬다. 기존 단일 투자부문장(CIO) 체제를 2인 체제로 확대하고 금융비전유닛(Unit) 조직 비중은 줄였다. 금융비전유닛은 그룹 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계열사를 통합적으로 살피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전략을 담당한다. 한화생명이 글로벌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직 비중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CIO에는 글로벌전략 전문가인 이병서 부사장과 전략투자본부장이었던 유창민 전무를 발탁했다. 이 부사장은 현 CIO 급인 투자사업본부장으로도 지낸 이력이 있고 투자혁신TF팀장, 투자플랫폼TF팀장 등 일선에서 투자부문을 도맡아왔다.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네트워크본부장, 글로벌전략팀장, 싱가포르 담당과 같은 업무를 담당했다. 뉴욕주재사무소 담당임원도 겸해 향후 벨로시티와의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벨로시티가 청산 라이선스를 보유한 점도 한화생명의 투자부문 강화 전략과 잘 어우러진다. 청산 서비스는 다른 금융기관이나 증권 브로커를 대신해 매매의 채권·채무를 확정해 주는 기능이다. 미국 시장에 주식, 채권, 파생상품을 주문하면서 낼 브로커 수수료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각 지역의 금융 환경에 맞춘 차별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금융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결합해, 글로벌 고객에게 종합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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