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생명·손해보험

한화생명, 해약환급준비금 1위…업계 전반 부담 가중

[배당여력]삼성생명 1년 새 적립 시작…현대해상은 의미 있는 부담 완화

강용규 기자  2026-10-19 14:16:05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사 배당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배당여력 확보를 위한 보험업계의 제도 개편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명쾌한 개편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상장 보험사들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금액으로 보나 이익잉여금 대비 비중으로 보나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인해 가장 큰 부담을 안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년 사이 삼성생명이 적립을 시작하는 등 보헙업계 전체 차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현대해상은 유의미한 수준의 부담 완화가 나타났다.

◇삼성생명 증가액 최대…감소는 단 2곳

THE CFO는 국내 12개 상장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을 조사했다. 12개사의 적립 총액은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31조83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0% 증가했다. 12개사 중 전업 보증보험사로 해약환급금적립금을 적립하지 않는 SGI서울보증을 제외하면 11개사 중 롯데손보와 코리안리 2개사만이 1년 사이 적립액을 줄였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이익잉여금 내에 적립하는 것이다. 회계상 자본으로는 집계되지만 임의 처분은 불가능하다. 이익잉여금은 배당 등 주주환원활동의 원천인 만큼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증가는 그만큼 주주환원 여력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생명이 7조3045억원으로 상장 보험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적립했다. 이어 DB손보가 5조2752억원, 삼성화재가 5조2170억원, 현대해상 4조3603억원, 삼성생명이 3조1260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생·손보 양 업권의 대형사들이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이들 중 한화생명은 작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4조6721억원으로 상장 보험사들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가장 많았다. 1년 사이 56.3% 늘어 1위를 유지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1년 전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하지 않았으나 1년 사이 적립을 시작해 이 기간 가장 큰 증가액을 기록했다.

중형사들이 대형사들의 뒤를 따랐다. 한화손보가 2조8042억원을 적립했고 △미래에셋생명(1조3889억원) △동양생명(1조3578억원) △흥국화재(5957억원) △롯데손보(3257억원) △코리안리(754억원) 등이다.

이들 중 흥국화재는 1년 사이 적립액이 91.5% 급증해 비율 산출이 불가능한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롯데손보와 코리안리는 각각 4.2%, 10.3%씩 적립액이 줄었으나 감소 금액은 142억원, 87억원에 불과했다.

(자료=각 사 경영공시)

◇업계 실질 부담도 가중…현대해상만 유의미한 완화

올 상반기 말 기준 12개 상장 보험사의 이익잉여금 총합 대비 해약환급금준비금의 비중은 43.2%로 전년 동기보다 12.3%p(포인트) 상승했다. 이익잉여금 총합이 68조2779억원에서 73조7607억원으로 8.0% 늘었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증가폭 51.0%와는 격차가 컸다.

12개사 중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보·코리안리·SGI서울보증 등 5곳뿐이다. 1년 사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 증가로 인해 보험사 배당여력에 가해지는 실질적 압력도 커진 만큼 현재로서는 이 5개사 외에 올해 배당을 실시하는 보험사가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화생명이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 97.3%로 금액에 이어 비중에서도 상장 보험사 1위에 올랐다. 1년 사이 지표가 30.9%p 상승해 순위도 3계단 높아졌다. 한화손보가 87.7%로 2위에 올라 한화그룹 보험사들이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인한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화재가 83.7%로 한화 보험사들의 뒤를 따랐다. 1년 사이 38.7%p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동양생명이 82.6%, 롯데손보가 80.7%, 미래에셋생명이 77.9%, 현대해상이 50.6%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5개사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이익잉여금의 절반을 하회했다.

이들 중 현대해상은 1년 사이 이익잉여금 대비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이 4.5%p 낮아져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석현 대표이사가 부임한 2025년부터 계약의 양적 확대보다 질적 개선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고수한 데 따른 성과로 해석된다. 현대해상 이외에도 코리안리(-0.6%p)와 롯데손보(-0.4%p) 역시 비중이 낮아졌으나 낙폭이 1%p 미만으로 의미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배당여력이 압박을 받는 만큼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자본적정성에 따라 적립 비율을 차등 완화하는 정도의 조치만을 시행했을 뿐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단순히 계약자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유지에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개편에 앞서 검토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면서도 "과도한 적립 부담으로 인해 배당여력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여력까지 제한되는 만큼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경영공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