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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입금 31조…단기성 차입 2.7조 증가

④[차입]호텔롯데 장기차입금 만기 도래 영향…롯데렌탈 등 자산 매각이 관건

조은아 기자  2026-10-07 13:13:32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롯데그룹 주요 6개 계열사의 순차입금이 올해 상반기에만 2조2230억원 늘어 31조원에 육박했다. 영업과 투자에서 모자란 현금을 차입으로 메운 결과다.

늘어난 빚은 만기도 짧았다. 총차입금이 2조1580억원 증가하는 동안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2조6779억원 늘었다. 단기성 차입금은 단기차입금에 만기가 1년 안으로 다가온 장기차입금과 사채를 더한 수치다. 만기가 짧으면 그만큼 자주 갚거나 다시 빌려야 한다. 금리가 오르거나 신용도가 흔들릴 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순차입금 제자리, 단기 비중은 49%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쇼핑·호텔롯데의 연결 실적과 이들 연결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롯데건설·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실적을 단순 합산한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38조96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898억원 줄었다. 차입금과 사채를 더한 수치로 리스부채는 제외했다.

빚을 줄였지만 재무 부담은 그대로였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조1474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총차입금에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뺀 순차입금은 28조7583억원으로 전년 말 28조7823억원과 사실상 같았다.

만기 구조는 나빠졌다. 단기성 차입금은 18조480억원에서 18조7991억원으로 7511억원 늘었고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2%에서 49.3%로 올랐다.


호텔롯데의 영향이 컸다. 호텔롯데의 단기성 차입금은 3조3514억원에서 4조2707억원으로 9193억원 증가했고 비중은 47.2%에서 62.2%로 높아졌다.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새로 빌린 돈이 아니라 기존 장기차입금의 만기가 1년 안으로 다가온 결과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이 5225억원 늘었고 단기차입금도 3426억원, 유동성사채도 542억원 증가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만기가 돌아온 사채를 갚으면서 단기성 차입금을 8319억원 줄였다.

◇상반기 단기차입 2.7조 증가…쇼핑·호텔이 73%

올해 6월 말 총차입금은 40조2540억원으로 6개월 사이 2조1580억원 늘었다. 단기성 차입금은 21조4769억원으로 2조6779억원 증가했고 비중은 53.4%로 올랐다. 빚이 늘어난 것보다 만기가 짧아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단기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는 롯데쇼핑에서 나왔다. 롯데쇼핑의 단기성 차입금은 4조5825억원에서 5조8707억원으로 1조2882억원 늘었고 비중은 46.6%에서 56.3%로 높아졌다.

증가 요인은 두 가지다. 단기차입금과 단기사채가 6223억원 늘었고, 만기가 1년 안으로 들어온 장기차입금과 사채가 6659억원 불어났다. 유동성사채만 1조7672억원에서 2조2478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빌린 돈의 일부를 유동성으로 쌓았다.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친 보유 유동성이 2조4503억원에서 2조6809억원으로 2306억원 늘었다. 차입금이 5866억원 증가했지만 순차입금 증가폭이 3560억원에 그친 배경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에 대비해 조달한 자금의 일부를 남겨둔 셈이다.

호텔롯데는 6개사 가운데 단기 비중이 가장 높다. 단기성 차입금이 6721억원 늘어 4조9428억원이 됐고 비중은 69.1%에 이른다. 롯데쇼핑과 달리 증가분은 새로 빌린 단기차입금에서 나왔다. 단기차입금이 2조5527억원에서 3조2550억원으로 7023억원 증가했다. 뉴욕팰리스 부지 인수와 롯데건설 지원으로 자금 수요가 커진 시기에 단기 조달 의존도도 함께 높아졌다.


그룹 전체 빚의 규모를 키운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순차입금이 6조7046억원에서 8조1434억원으로 1조4388억원 늘어 6개사 증가분의 65%를 차지했다. 재고와 매출채권이 늘면서 영업에서 5411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고 이를 차입과 보유 현금으로 메웠다. 차입금이 8660억원 늘었고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5727억원 줄었다. 다만 단기 비중은 47.7%로 지난해 말과 비슷했다. 빚의 양은 케미칼이, 만기는 쇼핑과 호텔이 움직인 구조다.

6개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월 말 5조4193억원으로 6개월 사이 3660억원 늘었다. 영업으로 벌어 쌓은 현금이 아니라 차입으로 확보한 유동성이다. 단기금융상품 등을 더한 보유 유동성은 9조2727억원으로 지난해 말 9조337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그 사이 갚아야 할 빚은 더 빨리 불어났다. 단기성 차입금 대비 보유 유동성 비율은 지난해 말 49.7%에서 6월 말 43.2%로 낮아졌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빚의 절반 이상을 새로 빌리거나 영업에서 벌어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호텔롯데는 이 비율이 25.1%로 6개사 가운데 가장 낮았고 롯데케미칼은 43.3%, 롯데쇼핑은 45.7%였다.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21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자산 매각이 변수다. 호텔롯데는 지난 8월 보유 중인 롯데렌탈 지분 38.14%를 TPG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6월 말 기준 장부금액은 6242억원이다.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호텔롯데가 단기 차입 의존도를 낮출 여지가 생긴다. 다만 나머지 계열사는 차환에 기대야 한다. 단기 차입은 금리와 신용도 변화에 가장 먼저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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