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요 6개 계열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2599억원을 냈지만 최종 손익은 대규모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분법손익 중복분을 제거한 합산 순손실은 2조7016억원에 이른다. 순금융비용과 순기타손실만 2조9473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1배를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고 6개사 모두 순이익 흑자를 냈다. 영업 단계부터 이익이 회복됐다는 점은 지난해와 달라진 대목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설비 가동률이 낮아진 가운데 주력 제품인 PE보다 원료 가격이 더 올랐다. 금융비용 부담도 여전한 만큼 상반기 영업 개선이 최종 손익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EBITDA 4.1조, 영업이익은 2599억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쇼핑·호텔롯데의 연결 실적과 이들 연결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롯데건설·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실적을 단순 합산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2599억원이다. 전년 113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4%에 그쳤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제거하지 않았으며, 합산 순손익에서는 지분법손익 중복분을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적자가 나머지 계열사의 이익을 대부분 지웠다.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2030억원, 영업이익률은 2.7%였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 9431억원을 반영하면 영업이익은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에는 이익 규모가 달라진다. 유형·사용권자산 등의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합한 6개사의 상각비는 3조8599억원으로 합산 영업이익의 약 15배였다. 이를 영업이익에 더해 자체 산출한 EBITDA는 4조1198억원, EBITDA 마진은 6.5%였다. EBITDA를 현금 이자지급액 1조9187억원과 비교하면 2.1배로, 단순 합산 기준에서는 상각 전 이익이 이자지급액을 웃돌았다.
다만 상각 전 이익의 규모와 이자 대응력은 계열사별로 엇갈렸다. 롯데쇼핑의 EBITDA는 1조6031억원으로 6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호텔롯데도 영업 흑자 전환에 힘입어 5381억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반면 6개사 합산 매출의 29%를 차지한 롯데케미칼의 EBITDA는 2896억원에 머물렀다. 상각비 차감 전에는 흑자였지만 1조2327억원의 상각비를 반영하면서 94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으로는 대규모 설비에서 발생하는 상각 부담을 흡수하지 못했다.
이자 부담과 비교하면 취약성이 더 뚜렷해진다. 롯데케미칼의 EBITDA는 현금 이자지급액의 0.69배로 자체 이자를 모두 충당하지 못했다. 롯데건설도 이 비율이 0.88배로 1배를 밑돌았다.
영업이익 아래에서도 손실은 불어났다. 6개사의 금융비용은 2조7535억원으로 합산 영업이익의 10배를 웃돌았다. 금융수익을 차감한 순금융비용도 1조6866억원에 달했다.
기타비용에서 기타수익을 뺀 순기타손실은 1조2607억원이었다. 지분법손익 중복분을 제거한 합산 순손실은 2조70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4조706억원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금융비용과 기타손실을 흡수하지 못했다.
◇2년간 손상 2조…상반기 6개사 순이익 흑자 순기타손실의 상당 부분은 롯데케미칼에서 발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66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2024년 반영한 1조419억원을 합하면 2년 동안 처리한 손상 규모가 2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손상의 두 축은 동박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사업이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 가운데 4856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동박 사업의 수익성이 인수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이 낮아진 결과다.
말레이시아 LC타이탄과 관련해서도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 손상 4639억원을 반영했다. 파키스탄 법인 매각에 따른 종속기업투자주식 처분손실 1076억원도 발생했다. 영업손실에 금융비용과 자산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롯데케미칼의 순손실은 2조4762억원으로 확대됐다.
롯데케미칼과 달리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2024년 반영했던 대규모 기타비용이 줄면서 손익이 개선됐다. 롯데쇼핑은 73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호텔롯데도 순손실을 1조574억원에서 2995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부터 크게 늘었다. 6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1조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981억원의 10배를 넘었다. 영업이익률은 0.3%에서 3.2%로 상승했다. 순금융비용은 6419억원으로 20.2% 줄어 영업이익을 밑돌았고 6개사 모두 순이익 흑자를 냈다.
지난해 손실의 중심이었던 롯데케미칼도 상반기 18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본체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가운데 판가 상승으로 매출은 늘었다. 다만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35.4% 올라 PE 가격 상승률 22.1%를 웃돌았다. PE와 나프타의 단순 가격차도 톤당 265달러에서 244달러로 좁아졌다. 판가 상승분이 원료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흑자는 첨단소재(1299억원)와 정밀화학(946억원)이 이끌었다.
케미칼을 제외한 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도 8626억원으로 81.5%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3428억원, 호텔롯데는 1356억원, 롯데건설은 17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등의 지속 여부는 롯데케미칼의 수익성과 그룹의 금융비용 부담에 달렸다. 석유화학 판가가 꺾이거나 원료 가격이 판가보다 빠르게 오르면 낮은 설비 가동률이 수익성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늘어난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흡수하고 최종 이익으로 남을 수 있는지가 다음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