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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자산 팔아 1조 확보…쇼핑은 매각 대기 5000억

⑤[유동성]6개사 보유 유동성 1년 반 새 1조 감소…렌탈 매각 대금 8170억 10월 유입 예정

조은아 기자  2026-10-08 08:25:35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호텔롯데가 올해 자산 매각으로 확보하는 현금은 1조원을 넘는다. 상반기 L7 홍대 부동산 등을 팔아 2716억원을 회수했고 곧 롯데렌탈 지분 매각 대금 8170억원가량이 들어올 예정이다.

롯데그룹 주요 6개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은 2024년 말 10조303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9조2727억원으로 1조308억원 줄었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채우지 못한 자리는 자산 매각이 메우고 있다.

◇호텔롯데, 상반기 2716억 회수…렌탈 8170억은 10월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올해 상반기 매각예정자산 처분으로 2716억원을 회수했다. 대부분은 L7 홍대 부동산이다.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에 팔고 다시 빌려 쓰는 구조다. 상반기 매각예정자산처분이익은 526억원이다.

올해 진행 중인 매각 가운데 가장 큰 건은 롯데렌탈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8월 롯데렌탈 주식 1384만6833주(38.14%)를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매각가는 5만9000원으로 호텔롯데 몫은 약 8170억원이다. 6월 말 장부금액 6242억원보다 1928억원 많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1일 기업결합을 승인했고 롯데는 10월 안에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함께 지분을 파는 부산롯데호텔 몫은 6개사 합산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매각은 한 차례 무산된 뒤 조건이 바뀌었다. 호텔롯데는 2024년 12월 롯데렌탈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지난해 3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1271만5083주(35.02%)를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주당 가격은 7만7115원이었다.

이 계약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1월 기업결합을 불허하면서 해지됐고 TPG와 새로 맺은 계약에서는 보유 지분 전량을 팔기로 했다. 단순 계산하면 종전 계약에서 호텔롯데가 받을 돈은 9805억원이었다. 113만주를 더 팔고도 1636억원을 덜 받는 셈이다.

이 밖에 호텔롯데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베트남 호찌민 개발 법인(Lotte Properties HCMC)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하고 165억원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산 자산은 더 많았다. 호텔롯데는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8326억원을 썼다. 매각으로 회수한 금액의 3배다. 뉴욕팰리스 호텔 부지를 사들인 영향이 컸다. 국내 자산을 팔아 해외 자산을 사는 흐름이다.

자금 소요도 이어진다. 호텔롯데는 지난 8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 487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7월에는 뉴욕팰리스 호텔 법인의 9900만달러 차입에 지급보증을 서기로 했다. 6월 말 기준 단기성 차입금은 4조9428억원으로 롯데렌탈 매각 대금의 6배에 이른다.

◇쇼핑 매각 대기 5160억…지주·케미칼도 자산 매각

롯데쇼핑은 6월 말 5160억원의 매각예정자산을 들고 있다. 중국 청두 법인(Lotte Properties Chengdu)의 자산이 2462억원, 할인점 부지 등 부동산이 2478억원, 호찌민 개발 법인 지분이 220억원이다. 청두 법인에는 관련 부채 918억원이 딸려 있다.

매각 속도는 더딘 편이다. 상반기 매각예정자산 처분으로 들어온 현금은 165억원에 그쳤다. 2024년 829억원, 지난해 268억원을 더해도 2년 반 동안 1262억원이다. 부동산 1692억원어치를 새로 매각 대상에 올렸지만 지난해 매각 대상으로 분류했던 부동산 1894억원은 영업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다시 유형자산으로 되돌렸다.

롯데쇼핑은 영업현금만으로 고정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해 영업으로 1조7238억원을 벌었지만 차입금·사채 순상환에 4402억원, 리스부채 상환에 6111억원, 이자에 5459억원, 배당에 1946억원을 썼다. 네 항목의 합계는 1조7918억원으로 영업현금을 웃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년 사이 1조5548억원에서 5715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흐름은 같았다. 영업현금은 61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지만 리스부채 상환과 이자, 배당에 6832억원이 나갔다. 모자란 돈은 빌렸다. 상반기 차입금과 사채는 4434억원 순증했다.


매각 대기 자산은 다른 계열사에도 있다. 롯데지주의 매각예정자산은 지난해 말 291억원에서 6월 말 2357억원으로 늘었다. 호찌민 개발 법인 지분과 분당물류센터가 새로 매각 대상에 올랐다. 호찌민 법인 지분은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지주 세 곳이 나란히 내놨다. 반면 롯데지주가 지난해 매각 대상으로 분류했던 청주공장은 거래가 취소돼 원래 계정으로 돌아갔다.

롯데케미칼은 종속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보유하던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지난 9월 파사드홀딩스에 주당 31만원, 1708억원에 넘겼다. 5월 이사회에서 매각을 결정한 지 석 달여 만이다.

렌탈 매각 대금 8170억원을 6월 말 수치에 단순히 더하면 6개사 보유 유동성은 10조897억원이 된다. 2024년 말 10조3035억원에는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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