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의 하이브리드 영업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캐롯손해보험과 합병한 뒤 디지털 상품과 장기보험을 함께 보유한 고객이 늘었다. 자동차보험 중심이던 디지털 판매채널에서도 장기보험 매출이 확대됐다.
합병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과 판매조직을 연계한 효과다. 한화손보는 양사의 상품과 영업 역량을 결합해 교차판매 기회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장기보험 고객에게 디지털 상품을 제안하고 캐롯 고객에게는 장기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양방향 영업을 강화했다.
◇양사 고객 기반 결합 효과…장기보험으로 넓어진 판매 영역
한화손보의 디지털·장기보험 복합 고객은 합병 직후인 지난해 10월 말 7만5797명에서 올해 8월 말 9만165명으로 19% 증가했다. 복합 고객은 캐롯 자동차보험이나 일반보험과 한화손보 장기보험을 함께 보유한 고객을 뜻한다. 양사가 각각 확보한 고객 기반을 활용해 추가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복합 고객 증가세를 주도한 건 기존 장기보험 고객의 디지털 상품 추가 가입이다. 기존 장기보험 고객이 캐롯의 자동차·일반보험 등 디지털 상품까지 보유한 유형이 늘면서 양사 고객 기반의 연결이 확대됐다. 전체 디지털 고객 중 복합 고객 비중도 지난해 10월 말 12.3%에서 올해 8월 말 14.0%로 높아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캐롯 디지털 고객의 장기보험 가입 확대다. 합병 이후 캐롯 고객에게 장기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면서 해당 고객층의 장기보험 보유가 늘었다. 캐롯 디지털 고객이 사이버마케팅(CM) 채널에서만 장기보험에 가입한 유형도 지난해 10월 말 219명에서 올해 8월 말 3343명으로 늘었다.
장기보험의 디지털 판매 실적도 개선됐다. 올해 1~8월 CM 채널의 월평균 장기보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운전자보험이 장기 CM 판매의 약 60%를 차지하고 월 1000건가량의 계약이 자동차보험 고객을 중심으로 체결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변화에는 합병 이후 신설된 CM본부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합병 이전 캐롯은 자본 부담으로 장기보험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었고 한화손보에는 CM 전담 본부가 없었다. 합병 이후 캐롯의 자동차보험 마케팅 조직과 한화손보의 장기보험 영업 역량을 결합하면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장기보험 판매 기반을 강화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지금은 디지털 고객을 장기 고객으로 잇는 길을 닦는 단계"라며 "연말 시스템 통합이 마무리되면 양사 고객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교차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고객층 확보 효과…TM·대면영업까지 이어지는 판매망
캐롯의 디지털 채널은 한화손보가 기존에 확보하기 어려웠던 젊은 고객층과 접점을 넓히는 역할도 맡고 있다. 기존 한화손보의 고객 기반이 중장년층 중심이었다면 캐롯은 상대적으로 20~30대 고객 비중이 높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합병을 통해 한화손보는 기존 판매채널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던 연령대까지 고객 확보 범위를 확대했다.
한화손보가 전사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여성보험에서 젊은 고객 유입 효과가 나타난 점도 고무적이다. 합병 이후 CM 채널을 통한 여성보험 가입자 중 20~30대 비중은 약 84%에 달했다. 한화손보는 캐롯의 디지털 고객 기반을 활용해 임신·출산과 건강 관련 보장 수요를 가진 여성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고객 특성에 맞춰 추가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도 정교화했다. 기존 한화손보 장기보험 고객의 가입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캐롯 고객 대상 마케팅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보험 특약 가입 내역과 성별·연령 등을 토대로 운전자보험이나 여성보험 등 고객별 수요에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온라인 판매와 기존 영업조직을 연결하는 방식도 구체화했다. CM 채널에서 보험상품에 관심을 보였지만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고객을 다른 채널로 연계하는 게 대표적이다. 한화손보는 해당 고객의 상담 동의를 받아 장기보험 텔레마케팅(TM)이나 전속설계사 조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면채널에서 보험료 부담이나 인수심사 결과로 가입이 어려운 고객에게 CM·TM 상품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방식도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