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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OCI, TDI사업 36년만에 철수…반도체 소재로 자본 재배치

영업현금 웃돈 투자 지출…TDI 정리해 운전자본 부담 낮추고 성장사업에 자금 재배치

조은아 기자  2026-10-06 08:59:11
OCI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OCI가 36년간 이어온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사업을 중단한다. 전신인 동양화학이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지만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와 수익성 저하로 철수를 결정했다.

올해 들어 TDI 가격이 오르고 가성소다(CA)·TDI 판매량도 늘면서 베이직케미컬 부문의 실적은 회복됐다. 그럼에도 TDI를 한계사업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단기 업황보다 중장기 자본 효율성을 중시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자산 취득액을 밑도는 가운데 OCI는 TDI를 정리하고 반도체 소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가격·실적 반등에도 철수…매출 1179억 사업 정리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월 18일 TDI 제조·판매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공시상 영업정지 금액은 지난해 기준 1179억원으로 연결 매출 2조94억원의 5.87%다. 회사는 영업정지 사유로 '한계사업 정리', 예상 효과로 '수익성 개선'을 제시했다.

OCI의 TDI 사업은 전신인 동양화학이 1990년 군산공장에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설비를 구축하면서 시작됐다.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TDI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투자였다. OCI는 2004년 생산능력을 연산 5만톤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의 증설과 수출 확대로 공급 경쟁이 심화됐다. TDI 국제가격은 2024년 평균 톤당 1895달러에서 지난해 1675달러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가격과 판매량이 회복됐다. 상반기 TDI 국제가격은 톤당 2191달러로 지난해 평균보다 30.8% 상승했다. OCI는 2분기 정기보수 종료와 수요 회복으로 CA와 TDI 판매량이 늘었고 지정학적 이슈로 TDI 판가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직케미컬 부문의 2분기 매출은 2095억원으로 전 분기 1847억원보다 1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억원에서 181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0.7%에서 8.6%로 상승했다.

상반기 매출은 3942억원, 영업이익은 195억원이다. 전년 동기에는 매출 3876억원과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한 EBITDA도 100억원에서 420억원으로 증가했다.

OCI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CA·TDI 공정 개선을 통한 가동률 상승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하반기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약 두 달 만에 TDI 사업 중단으로 방향을 바꿨다.

베이직케미컬에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과산화수소, 인산, CA 등이 포함돼 있어 부문 실적만으로 TDI의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판가와 판매량이 개선된 시점에도 철수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사업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낮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은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투자 지출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OCI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유·무형자산 취득액보다 271억원 적었다. 2024년에는 영업현금이 자산 취득액을 921억원 웃돌았으나 1년 사이 상황이 역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63억원으로 유·무형자산 취득액 453억원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차입금 순유입액은 445억원이었다.


◇DNT 공급 종료·설비 처리…성장투자로 자금 재배치

TDI 사업 중단으로 매출은 줄지만 원재료 구매와 설비 운영비가 줄고 운전자본 부담도 낮아진다. 지난해 TDI 매출 1179억원은 베이직케미컬 부문 매출 7771억원의 15.2%에 해당한다.

OCI는 사업 중단에 따라 TKG휴켐스와 체결한 디니트로톨루엔(DNT) 공급계약도 해지한다. 휴켐스의 OCI향 DNT 공급액은 지난해 530억원, 올해 상반기 361억원이었다. 계약 해지 효력은 2027년 3월 28일 발생한다.

다만 공급사의 매출액과 OCI가 비용으로 인식한 원재료 투입액은 재고와 거래 인식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이 수치만으로 TDI의 원가율을 산출할 수는 없다.

DNT 매입과 TDI 생산이 줄면 원재료와 제품 재고에 묶이는 자금도 감소할 수 있다. 반면 TDI 판매에서 발생하던 수익도 함께 사라진다. 사업 중단이 영업현금흐름에 미치는 효과는 원재료비·운영비 절감액과 기존 TDI 사업의 현금 수익성에 따라 달라진다.

설비 처리도 남아 있다. 올해 6월 말 베이직케미컬 부문의 유형자산 장부금액은 4506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TDI 설비가 차지하는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설비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을 밑돌면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철거와 원상복구, 인력 재배치·퇴직 과정에서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TDI 사업 정리는 제품 하나의 생산 중단에 그치지 않는다. 원재료 구매와 운전자본, 설비 유지에 투입하던 자금을 줄이는 동시에 성장사업에 재원을 배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성격을 갖는다.

OCI는 반도체 패키징용 웨이퍼 재생사업에 약 254억원을 투자해 2027년 상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상업판매 이후에는 시장 수요에 맞춰 추가 증설도 추진한다. 반도체용 인산은 올해 4분기 5000톤 증설을 완료할 예정이며 후속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OCI는 TDI 설비의 처리 방안과 예상 정리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업 중단의 재무적 효과는 향후 손상차손과 관련 충당부채 설정 여부, 운전자본 감소 규모와 기존 TDI 사업의 현금 수익성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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