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극재 3사가 올 상반기 모두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에서 합산 502억원이 들어왔지만 유·무형자산 취득에 6601억원을 투입하면서 투자 후 현금흐름은 6099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59% 줄었다. 포스코퓨처엠이 설비투자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영업현금을 흑자로 돌린 영향이 컸다. 에코프로비엠은 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한 가운데 영업현금 유출이 이어져 3사 중 가장 많은 잉여현금 적자를 냈다. 엘앤에프는 영업현금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설비투자가 5배 넘게 늘어 개선 폭이 제한됐다.
◇포스코퓨처엠 투자 축소에 적자 59% 줄어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의 올 상반기 합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액을 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조4847억원이 빠져나갔다. 1년 사이 적자 폭이 8748억원, 58.9% 줄었다. 합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 4030억원에서 플러스 502억원으로 돌아선 데다 자본적지출(CAPEX)이 1조816억원에서 6601억원으로 39% 감소한 결과다.
개선분의 대부분은 포스코퓨처엠에서 나왔다. 포스코퓨처엠의 잉여현금 적자는 지난해 상반기 9485억원에서 올해 1789억원으로 7695억원 줄었다. 3사 전체 개선액의 88%에 해당한다.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18억원에서 플러스 1890억원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8767억원에서 3680억원으로 58% 줄었다. 영업현금이 늘고 투자가 감소하는 두 가지 효과가 함께 나타났다.
다만 투자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포스코퓨처엠의 상반기 CAPEX는 여전히 3사 가운데 가장 많았고 합산 투자액의 55.7%를 차지했다. 영업으로 들어온 현금의 두 배 가까이를 설비에 투입한 셈이다.
건설중인자산도 지난해 말 3조7365억원에서 6월 말 4조2030억원으로 4665억원 증가했다. 환율 변동으로 1694억원이 늘어난 효과가 포함됐지만 신규 취득도 3075억원에 달했다. 당장 지출한 현금은 줄였어도 앞서 시작한 국내외 양·음극재 증설 프로젝트가 자산으로 쌓이고 있어 후속 자금 수요가 남아 있다.
◇에코프로비엠 3430억 유출…완공 뒤 현금 회수가 관건 잉여현금 적자가 가장 큰 곳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에서 1610억원이 빠져나간 가운데 유·무형자산 취득에 1819억원을 썼다.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430억원으로 3사 합산 적자의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 4448억원과 비교하면 1018억원 개선됐다. 그러나 CAPEX는 1846억원에서 1819억원으로 1.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개선의 대부분은 영업현금 유출이 2602억원에서 1610억원으로 줄어든 데서 나왔다.
투자자산의 구성은 공장 건설이 마무리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코프로비엠의 건설중인자산은 지난해 말 2조1476억원에서 올 6월 말 1조5254억원으로 감소했다. 상반기 건물·구축물·기계장치 등으로 대체된 금액이 8990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서 헝가리 등 해외 양극재 공장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건설중인자산이 건물·기계장치 등으로 대체돼 가동 가능한 상태가 되면 감가상각이 시작된다. 실제 가동률과 판매량이 빠르게 따라오지 못하면 공장을 완공하고도 현금 회수가 늦어질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상반기 매출채권과 재고가 함께 늘어 영업현금 유출이 지속된 만큼 추가 증설보다 신규 공장의 가동과 운전자본 회수가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엘앤에프는 상반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88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마이너스 914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34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10억원에서 플러스 222억원으로 개선됐다. 반면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203억원에서 1102억원으로 5.4배 증가했다. 영업현금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투자 지출도 함께 급증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의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
엘앤에프의 건설중인자산은 지난해 말 2006억원에서 6월 말 2114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다만 회사는 반기보고서 제출 시점에 진행 중인 설비 신설 투자는 없다고 밝혔다. 상반기 현금 지출에는 기존 투자와 설비 취득 대금의 집행 시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 회사의 향후 현금흐름은 남은 투자 집행과 완공 설비의 가동률, 운전자본 회수 속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대규모 건설중인자산의 후속 집행, 에코프로비엠은 해외 공장의 매출 전환, 엘앤에프는 늘어난 투자 지출을 감당할 영업현금 확보가 각각 관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