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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3위서 1위로…엘앤에프 외형 키운 ‘상품매출’

①[외형]상반기 매출 1.6조로 포스코퓨처엠 추월…에코프로비엠, 미국서 부진

고진영 기자  2026-09-04 10:53:34
국내 양극재 3사의 매출 순위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2023년 이후 줄곧 3위였던 엘앤에프가 올 상반기 1위로 올라섰고 선두였던 포스코퓨처엠은 2위로 밀렸다.

다만 엘앤에프의 외형 증가분 가운데 절반가량은 자체 생산분이 아니라 외부에서 사들여 되판 상품매출로 나타났다.

양극재 3사의 올 상반기 합산 매출은 4조243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8007억원) 대비 11.7% 증가했다. 엘앤에프(1조6247억원)가 가장 많았고 포스코퓨처엠(1조4370억원)과 에코프로비엠(1조1821억원)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포스코퓨처엠(1조5063억원), 에코프로비엠(1조4095억원), 엘앤에프(8849억원) 순이었는데 선두가 뒤집힌 셈이다.


새롭게 1위를 차지한 엘앤에프는 상반기 상품매출로 3512억원을 기록했다. 상품매출은 자체 생산 없이 매입해 판매한 물량인데 제품매출과 따로 표시된다. 엘앤에프의 상품매출은 지난해 연간 48억원에 그쳤으나 반년 만에 3512억원으로 불어났다. 매출 증가분의 절반 수준이다.

상품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중국 자회사 무석광미래신재료의 역할이 바뀐 데 있다. 무석광미래신재료는 2018년부터 반제품을 만들어 엘앤에프에 납품했었다. 모회사에 넘기는 물량이다 보니 연결 재무제표에서는 내부거래로 지워졌지만 2023년 생산을 멈추고 올 6월 납품체제를 '임가공 무역'으로 바꿨다. 직접 만들어 모회사에 넘기는 대신 가공을 맡아 사고파는 형태다.

모회사를 거치지 않는 만큼 법인이 외부에 판 금액이 그대로 연결 매출로 잡힐 수 있다. 다만 자체 생산이 아니어서 제품이 아니라 상품매출로 분류된다. 올 상반기 중국에서 매출 3479억원이 새로 잡힌 것도 그 덕분이다.


엘앤에프는 외형이 두 배 가까이 커진 것과 달리 고객 구성은 그대로인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외부고객은 지난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두 곳에 그쳤다. 1위 고객 비중의 경우 87%로 변동이 없었다. 늘어난 매출이 고객 확대가 아니라 기존 거래선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반대로 에코프로비엠은 3사 중 가장 크게 역성장했다. 상반기 매출은 1조182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4095억원)보다 16.1% 줄었다. 감소액은 2274억원이다.

에코프로비엠의 매출 감소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 쏠려 있다. 고객과의 계약으로 생긴 수익을 보면 미국 매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982억원에서 올 상반기 236억원으로 76% 급감했다. 줄어든 금액은 746억원인데 이 기간 전체 감소분(1784억원)의 40%를 넘는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물량이 잡히는 헝가리 역시 8330억원에서 6973억원으로 16.3% 줄었고 국내(-19.2%)와 일본(-43.9%)도 뒷걸음쳤다. 빈자리는 아시아가 일부 메웠다. 중국 매출이 1653억원에서 2069억원으로 25.2% 늘었고 말레이시아는 649억원에서 128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헝가리 감소분을 전부 채우긴 역부족이었다.


이밖에 포스코퓨처엠의 감소폭은 4.6%에 불과해 가장 작았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에너지소재사업부 매출이 8211억원에서 7615억원으로 7.3%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포스코 등에 생석회와 화성품을 공급하는 라임화성사업은 4312억원에서 4479억원으로 3.9% 늘었고, 내화물사업은 2540억원에서 2276억원으로 10.4% 줄었다. 라임화성과 내화물을 합한 철강 관련 매출은 6755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소재 비중이 3사 중 가장 낮았던 것이 오히려 완충 역할을 했다.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분류되지만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철강 관련 사업에서 나오는 사업 구조가 업황 노출을 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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