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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

OCF 마이너스에 신용도 흔들…회사채 대신 유증 택했다

부채비율 147%·영업현금흐름 적자…CB 한도도 대부분 소진

박성영 기자  2026-07-06 10:10:56
에코프로비엠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에는 악화한 재무구조와 불충분한 자금조달 여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전까지 회사채와 전환사채(CB), 신종자본증권,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주요 조달 방식을 모두 검토했지만 각각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현금흐름(OCF)이 적자로 돌아선 데다 신용도까지 낮아지면서 결국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다는 분석이다.

◇높은 부채비율에 낮은 현금창출력...재무부담 이미 컸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미 확대된 부채 규모와 단기차입금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회사채 발행이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회사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도에 따른 조달 여건 격차도 커지면서 대규모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4년 118.7%에서 지난해 142.2%, 올해 1분기 147.3%로 상승했다.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CAPEX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던 2023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영업현금창출력이다.


회사는 2022년과 2023년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각각 4455억원과 24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부터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빠져들며 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됐다. EBITDA는 지난해 말 2142억원까지 감소했고 영업현금흐름(OCF)은 19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에코프로비엠 OCF는 마이너스 81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도 하락에 CB 잔여 한도 600억...유일한 돌파구 '유상증자'

신용도 역시 이전보다 악화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4년 말부터 에코프로비엠 등급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6월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전방 전기차 산업의 변동성이 신용도에 반영된 결과다.

회사채 시장 금리 역시 부담이다. 지난달 말 기준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4%대, BBB-는 10%를 웃돌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보유한 현재 신용등급으로는 상당한 수준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전환사채를 통한 자금조달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4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이미 발행한 상태다. 현재 정관상 남은 전환사채 발행 여력은 약 600억원에 불과하다. 추가 발행을 위해서는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이번처럼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기발행 전환사채가 잔존해 잔여 발행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전환사채는 이자와 상환 부담이 있고 향후 주식 전환에 따른 오버행과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 역시 높은 발행금리와 단계적인 금리 상승 구조 때문에 재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상법상 발행 한도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할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재무 여건을 고려하면 결국 대규모 자금을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은 유상증자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와 유럽 생산거점 구축은 수년간 이어질 장기 투자라는 점에서 단기 차입보다 자기자본 확충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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