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대주주 에코프로는 이번 유증 참여로 6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에코프로비엠에 투입해야 한다.
에코프로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고려해보면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맺은 PRS 계약에 따른 수수료 부담도 없다. PRS 계약 물량이 셀다운된 영향이다. 현금성자산이 줄어드는 것은 에코프로로서 부담일 수 있다. 지난해 에코프로는 영업에서 현금이 빠져나가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관리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990만990주를 1주당 12만1200원에 발행해 약 1조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자금 중 9150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이 가운데 7650억원은 인도네시아 BNSI 니켈제련소 지분 취득 목적 SPV 투자에, 1500억원은 헝가리 법인 운영자금 및 잔여 투자비 집행에 쓰인다. 나머지는 시설자금 1500억원, 운영자금 1350억원이다. 구주주 청약은 10월15~16일, 주금 납입은 10월23일, 신주상장은 11월5일로 예정됐다.
2026년 3월말 기준 에코프로비엠 지분 40.84%를 보유한 에코프로는 기본배정분 363만8443주와 초과청약분 72만7688주를 포함해 최대 436만6131주를 청약할 예정이다. 약 5292억원의 자금소요가 발생한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10월 에코프로비엠 보유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해 8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코프로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2023년 1620억원, 2024년 1682억원에서 2025년 7452억원으로 늘었다. 올 1분기에는 7115억원을 기록했다.
PRS계약의 수수료율은 통상 적용되는 수준인 5%대, 수수료 비용은 연간 4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코프로는 올 1분기 97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지난해에는 계약일인 10월24일 이후, 약 2개월치 수수료로 73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이후에는 PRS 계약 관련 수수료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PRS 계약으로 증권사에 넘긴 물량이 셀다운됐기 때문에 이후에는 PRS 관련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에코프로의 별도기준 금융비용은 2022년 95억원, 2023년 143억원, 2024년 237억원, 2025년 255억원으로 늘었다. 1분기에는 67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이 줄어드는 점 자체는 부담이다. 올 1분기 에코프로는 영업활동에서 791억원, 투자활동에서 755억원이 유출되고 재무활동으로 1209억원이 유입됐다. 차입금을 2024억원 늘려 유동성을 방어했다.
1분기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8억원이다. EBITDA/이자비용은 0.4배다. 2023년 16.0배에서 2024년 1.5배로 줄어든 뒤 2025년 1.1배, 2026년 1분기 0.4배로 줄었다. 이는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보유현금이 충분한 만큼 이번 에코프로비엠의 유증참여를 위해 추가로 조달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유증은 현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집행될 수 있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 자체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향후 에코프로비엠의 실적과 재무안정성 추이가 에코프로 신용도를 좌우할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전방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LFP 배터리와의 경쟁 심화 속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이익창출력 개선 속도가 결국 지주사 등급 방향을 결정짓는 구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