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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의 CFO

인니 프로젝트 '선봉' 지주, 투자 지휘하는 박재하 전무

①지주 전환 후 재경라인 계열사 겸직 체제…인니 밸류체인 투자 2단계 돌입

김동현 기자  2025-12-22 14:59:00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있는 에코프로그룹의 올해 핵심 추진 사업은 인도네시아 투자 프로젝트였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제련부터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통합 생산체제를 인도네시아 현지에 구축하고 있는데 현재 제련소 1단계 투자를 마무리하고 생산단지 2단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일련의 투자 과정을 책임진 곳은 그룹 지주사 에코프로다.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의 선봉에 서 그룹 투자 전반을 통합 지휘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은 에코프로뿐 아니라 그룹 전반의 투자 현황을 챙기며 지속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주 '전환' 초대 재경실장, 계열사 이사회도 겸직

에코프로그룹은 공식적으로 CFO 직함을 두지 않고 있다. 계열사별로 경영관리본부장, 재경실장 등이 CFO 역할을 맡으며 재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박 전무의 경우 재경실장을 역임하다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올라서며 CFO직을 이어가고 있다.

1971년생의 박 전무가 에코프로그룹에 합류한 시점은 2019년이다. 삼성SDI,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에 몸담다가 2017년 예스24를 거쳐 2019년 IR팀 상무로 에코프로에 합류했다. 당시 에코프로는 환경사업을 영위하던 사업회사였지만 2021년 해당 사업부문을 에코프로에이치엔으로 분할하며 순주 지주사로 전환했다. 재경실장을 맡던 박 전무는 자연스럽게 지주사 초대 CFO로 이름을 남겼다.

에코프로가 사업회사에서 그룹 계열사를 관리하는 지주사로 역할을 변경한 만큼 CFO가 들여다보며 챙겨야 할 회사도 늘어났다. 박 전무는 2022년 3월 에코프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지주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고 같은해 에코프로비엠(양극재), 에코프로에이피(공업용 산소·질소), 에코프로씨엔지(배터리 재활용) 등 5곳의 계열사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진입했다.



박 전무는 3년의 에코프로 사내이사 임기를 마무리한 뒤에도 에코프로이엠(기타비상무이사), 에코프로씨엔지(사내이사) 등 계열사 이사직을 겸직하며 그룹 전반의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박 전무 외에도 김순주 재경실장(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씨엔지 등), 정회림 경영전략실장(에코프로씨엔지·에코프로에이피 등) 등 재경라인 임원도 다수의 계열사를 겸직 중이다.

박 전무가 에코프로에 합류한 2019년만 해도 연결 자산총계가 930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가 이차전지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외형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재경라인 임원이 역할을 분담한 셈이다. 에코프로의 연결 자산총계는 2020년 1조원선을 넘어섰고 이후 매년 조단위의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에코프로의 연결 자산총계는 8조8000억원 규모로 9조원선 돌파를 눈앞에 둔 상태다.

◇인니 투자 주체, 지주 자체 사업 확장 속도

에코프로의 외형 확장 중심에는 물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등 양극재 밸류체인 자회사의 성장이 있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투자를 이어갔고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도 국내외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에코프로도 별도로 인도네시아 투자를 진행하며 그룹의 외형 확대를 뒷받침했다. 회사는 2023년 계열사 에코프로글로벌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QMB제련소 지분 전량(9%)을 인수하며 원재료 트레이딩 사업을 장착했고 이후 그린에코니켈(10%), ESG(5%), 메이밍(9%) 등 현지 제련소 지분을 확보했다. 덕분에 에코프로는 자체적인 무역사업 매출을 인식했고 그 규모는 지난해 연간 49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126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까지 제련소 지분 확보 및 자체 사업 장착에 집중한 에코프로는 이제 2단계 투자에 돌입한다. 회사는 PT BNSI라는 현지 합작사를 통해 원료 제련부터 전구체,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통합 생산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6월까지 1978억원을 투입하는 해당 프로젝트의 주체는 현지 투자를 통합 지휘하는 에코프로다.

사업형 지주사로 정체성을 바꾼 에코프로의 재경라인을 이끄는 박 전무는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투자를 관리해야 하는 임무를 안았다. 에코프로는 자체 사업 확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말 기준 별도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의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지속적인 투자로 3분기 말 보유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별도 기준, 1682억원) 절반 이하인 990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 10월 에코프로비엠 지분 7%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해 8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에코프로는 조달 자금을 PT BNSI 투자에 우선 배정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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