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의 재무라인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던 김순주 에코프로 부사장이 에코프로에이치엔(HN)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동했다. 2021년 에코프로그룹에 합류한 그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공개(IPO) 등 그룹 자금조달 작업의 실무자이자 총괄로 활동하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룹 합류 후 처음으로 에코프로에이치엔 경영에 참여하는 김 부사장은 회사의 재무지표를 관리하며 신사업 투자자금을 적기에 투입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올해 초 에코프로에이치엔 경영지원담당으로 선임됐다. 에코프로그룹은 공식적으로 CFO 직함을 두고 있지 않으나 계열사별로 경영관리본부장, 재경실장 등이 CFO 역할을 맡아 재무를 담당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에선 경영지원담당이 CFO로 통한다.
김 부사장은 2021년 에코프로 재경실장을 맡은 뒤로 그룹 내 핵심 재무 인력으로 평가받았다. 1995년 옛 동양종합금융증권(현 유안타증권)으로 입사해 에쿼티세일즈, 리서치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 2000년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이동해 IPO 딜을 담당했다. 2007년 에코프로의 IPO 과정에도 김 부사장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넘게 증권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2021년 에코프로로 소속을 옮겨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조달자금 4200억원),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재무적투자자(FI) 유치(3610억원), 에코프로비엠 전환사채(CB) 발행(4400억원) 등 굵직한 조달 작업에 참여했다. 에코프로비엠을 중심으로 양극재 밸류체인을 구축한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에 따라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했고 김 부사장은 지주사 재경실장으로 그룹 전반의 계획을 수립·이행하는 실무 역할을 맡았다.
실제 그는 그룹 합류 1년도 되지 않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에코프로씨엔지(리사이클링)·에코프로에이피(공업용 산소·질소) 등 밸류체인 계열사의 사내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했고 이후에도 에코프로비엠, PT ESG ECOPRO INVESTMENT(인도네시아 투자법인) 등의 등기임원을 겸직했다. 그룹 기업설명회(IR) 등 외부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와의 소통 역시 김 부사장의 업무였다.
올해 에코프로에이치엔 경영지원담당으로 합류한 김 부사장은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되며 처음으로 이 회사의 이사회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려 전임자인 이주형 경영지원담당의 사내이사 공백을 채울 계획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에서 김 부사장은 회사의 신사업 투자에 따른 재무 영향을 살펴보며 안정적인 재무지표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모태 사업인 환경솔루션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분야로 사업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4년 11월 신공장 구축을 완료해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한 물리적 기반을 마련했고 현재 고객사 인증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같은해 12월 유상증자를 통해 1750억원을 조달해 이차전지(전해액·양극재첨가제 600억원), 반도체(촉매·소재 700억원) 등 신사업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70억원을 소진해 1500억원가량의 자금을 남겨둔 상태다.
지난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부진을 경험했으나 김 부사장은 이미 조달한 자금을 활용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지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매출 1411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0%, 52%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지난해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7%포인트(p) 하락한 51%를 기록했으며 순차입금 역시 마이너스(-)로 전환해 차입금보다 현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회사의 순차입금은 -449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