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배당금 지급액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활동에서 확보한 현금이 배당금 지급액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이를 넘어섰다.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영업현금이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 9월 14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기주식 매입·소각 계획까지 발표한 만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할 재원 확보가 향후 자금 운용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영업현금 116% 증가…배당금 지급액 358억 웃돌아 제일기획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3억원보다 115.7% 증가했다.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도 1379억원에서 2078억원으로 50.7% 늘었다.
영업현금 증가로 배당금 지급액과의 관계도 달라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현금이 배당금 지급액 1246억원보다 503억원 적었지만 올해는 358억원 많았다. 영업현금 대비 배당금 지급액 비율도 167.6%에서 77.7%로 낮아졌다. 배당 규모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영업활동에서 확보한 현금이 늘어난 결과다.
이 같은 변화에는 운전자본 변동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운전자본 변동으로 526억원의 현금이 유출됐지만 올해는 21억원 유입으로 전환됐다.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약 547억원 개선되면서 영업현금 증가를 뒷받침했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등 영업 관련 자산과 부채도 변동했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1조8025억원에서 올 6월 말 1조6261억원으로 176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입채무는 6762억원에서 5704억원으로 줄었고 미지급비용도 3491억원에서 2636억원으로 감소했다. 거래대금 회수와 지급에 관련된 항목들이 함께 움직인 모습이다.
순이익 증가 폭은 영업현금 증가율보다 작았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3억원보다 15.8% 증가했다. 법인세 관련 현금 유출도 689억원에서 512억원으로 약 177억원 감소했다. 순이익 증가에 운전자본 개선과 법인세 지급액 감소가 더해지면서 영업현금 증가 폭이 커졌다.
◇8277억 유동성 유지…1400억 자사주 매입 재원 주목 유형·무형자산 취득에 투입한 현금은 139억원이었다. 유형자산 취득액은 지난해 상반기 108억원에서 올해 76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무형자산 취득액은 27억원에서 63억원으로 늘었다. 두 항목을 합한 취득액은 영업현금의 약 8.7% 수준이다.
금융상품 운용에도 자금이 배분됐다. 올 상반기 단기금융상품 운용에는 53억원의 현금이 순투입됐다. 장기금융상품 취득에 376억원을 사용했고 감소에 따른 현금 유입은 63억원이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376억원 순유출에서 올해 485억원 순유출로 확대됐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60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배당금 지급에 1246억원을 사용했고 리스부채 상환에 298억원, 조건부대가 지급에 148억원이 투입됐다. 영업활동에서 1604억원이 유입됐지만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에서 각각 485억원과 1600억원이 유출됐다.
올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746억원으로 지난해 말 6224억원보다 477억원 감소했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은 같은 기간 2169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362억원 증가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유동성은 8393억원에서 8277억원으로 116억원 줄었다.
차입금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을 합한 금액은 지난해 말 약 69억원에서 올 6월 말 약 163억원으로 증가했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차입금 규모는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의 약 2% 수준이다.
향후 자금 운용에서는 추가 주주환원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제일기획은 지난 9월 보유 자기주식 1376만2500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고 향후 1년간 1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신규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매입 규모에는 우선 집행하기로 한 400억원도 포함된다.
기존 보유 자기주식의 소각은 별도 현금 지출을 수반하지 않는다. 반면 신규 자기주식 매입에는 실제 자금이 필요하다. 제일기획이 기존 배당에 더해 자기주식 매입까지 추진하면서 보유 유동성과 향후 영업현금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상반기에는 영업현금이 배당금 지급액을 웃돌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운전자본 변동의 영향이 컸던 만큼 영업현금 유입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가 주주환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자금 운용의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대행업은 거래대금의 회수와 지급 시점에 따라 운전자본 변동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배당에 이어 자기주식 매입까지 추진하는 만큼 영업현금 유입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