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창사 이래 처음 자본성 증권을 발행한다. 해외 사업 확장과 자본건전성 등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큰 15억달러를 목표하고 있다. 조달 규모를 고려해 국내 아닌 해외 자본시장 문을 두드린다. 삼성생명의 첫 자본 조달이 지니는 의미와 전망 등을 통해 향후 전략을 가늠해본다.
삼성생명이 2조원 넘는 자본 조달에 나서면서 금리 산정에 이목이 쏠린다. 해외 자본시장에서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만큼 미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사회에서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 배당금 등 꾸준히 유입될 현금 유동성을 고려하면 부담은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미국채 5년물 기준 금리 산정, 경영진 "단기간 하락 기대 어려워, 필요한 시점"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해외 자본시장에서 최대 15억달러, 원화 기준 2조원 상당을 조달한다. 금리는 미국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산정할 계획이다. 조달 규모가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중 최대인 데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상승세인 점은 변수다.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지난 7일 이사회에서도 금리 우려가 제기됐다. 임채민 독립이사는 "발행 금리가 결정되는 시점의 미국채 금리 전망은 어떻게 보냐"며 "금리 추이를 지켜본 후 발행 시기를 조정할 여지는 없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우무철 삼성생명 재경팀장은 "미국채 금리는 여러 구조적 요인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간 내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금리 방향을 예측하여 발행 시점을 미루기보다는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대상 사전 설명을 충실히 진행하여 원활히 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채 금리는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날(6일) 미국채 5년물 금리는 5.028%를 기록했다. 대규모 외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삼성생명 입장에선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년 미국채 5년물 금리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가산금리 관건, 이자 부담 크지 않을 듯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억달러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이자율 6.3%에 발행했다. 미국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가산했다. 당시 미국채 5년물 금리는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생명이 발행할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은 한화생명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삼성생명이 한화생명보다 신용등급이 다소 높다는 점에서 가산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다만 높은 금리에 투자 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릴 경우 가산금리를 소폭 조정할 여유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화생명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예상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었다.
삼성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15억달러를 전액 조달했을 때 이자율이 6.3%라면 연간 이자 부담은 9450만달러(원화 약 1270억원)로 추산된다. 이자율 0.1%포인트 변동 시 연간 이자 규모는 150만달러 조정된다.
이자율이 조금 더 높더라도 감내할 수준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조달한 외화를 금리가 높은 운용 상품에 투자해 이자 부담을 일부 덜 수도 있다. 또 당분간 삼성전자 배당 이익도 유동성을 뒷받침해준다. 지난해 유입된 삼성전자 배당금만 740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배당 확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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