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사진)이 부친 정몽윤 회장으로부터 대규모 지분을 넘겨받는다. 오너 3세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동안 정경선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과 달리 직접 보유지분은 0.48%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6%대로 올라선다.
정몽윤 회장은 이번 증여 이후에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다만 정 부사장의 지분율이 6%대로 올라서면서 경영 승계와 지분 승계 사이의 간극은 크게 좁아진다. 향후 잔여 지분을 어떤 속도와 방식으로 넘길지, 정 부사장이 승계 과정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경영 전면 나선 정경선, 소유 구조에서도 존재감 확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11월 9일 현대해상 보통주 511만4895주를 정 부사장에게 무상 증여할 계획이다. 해당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6.00%에 해당한다. 정 부사장도 같은 날 같은 규모의 수증 계획을 별도로 신고하며 거래 일정을 공식화했다.
거래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정 부사장의 보유 주식은 40만7756주에서 552만2651주로 늘어난다. 지분율은 0.48%에서 6.48%로 상승한다. 기존에는 직접 지분이 미미해 경영 승계와 지분 승계 사이의 간극이 컸지만 이번 거래로 격차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정 회장 지분은 1967만2910주에서 1455만8015주로 줄어든다. 지분율도 23.08%에서 17.08%로 낮아진다. 다만 정 부사장 지분보다 여전히 10%포인트 이상 높아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이번에 이전하는 물량은 정 회장 현재 보유 주식의 약 26%에 해당한다. 보유분의 4분의 1가량을 한 번에 넘기는 만큼 상징적인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지분 승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정 부사장의 직접 지분을 크게 늘리는 구조다.
정 부사장은 이미 회사 경영 전면에서 역할을 넓혀왔다. 2024년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로 합류한 뒤 담당 영역을 기획 관리와 지속가능경영 등으로 넓혔다. 올해부터는 임원 직위 체계 개편에 따라 부사장 직위를 맡고 있다. 이번 지분 이전은 기존의 경영 승계 움직임이 소유 구조 변화로 이어지는 첫 대규모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부사장의 직접 지분 확대는 향후 의결권 기반을 강화하는 효과도 낸다. 이전까지 정 부사장의 직접 지분은 0.48%에 불과해 지분 기반이 제한적이었다. 이번 증여로 정 부사장이 6%대 독자 지분을 확보하면서 장기적인 지배력 이전의 기반도 한층 두터워진다.
◇정몽윤 17% 지분 남아…추가 이전, 재원 마련 과제 이번 증여만으로 지분 승계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이 잔여 지분을 어떤 방식과 시점에 이전할지가 전체 승계 일정과 비용 구조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거래가 지분 승계의 첫 대규모 단계라는 점에서 이후 추가 이전 여부가 후계 구도의 속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다.
정 부사장에게는 증여세 등 개인 재원을 마련하는 게 과제다. 수백만주 규모의 지분을 넘겨받는 만큼 상당한 세금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정 회장에게 17%대 지분이 남는 만큼 승계 재원 문제도 한 번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추가 증여가 이뤄질수록 정 부사장이 부담해야 할 재원 규모도 커지게 된다. 현대해상 3세 승계의 전체 윤곽은 향후 지분 이전 속도와 자금 마련 방식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 부사장은 이미 지난 2024년부터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230억원 규모의 개인 차입을 유지하고 있다. 본인이 보유한 현대해상 주식 대부분과 정 회장 지분 일부가 담보로 제공됐다. 올해 8월에도 차입 원금은 230억원으로 유지됐다. 차입 규모는 유지됐지만 담보주식 수는 시기별로 조정됐다. 외부 차입을 활용한 개인 자금 조달 구조가 장기간 이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