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대자동차 전 대표이사 사장은 평사원으로부터 출발해 CFO를 거쳐 대표이사까지 오른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은 본사 CFO를 계열사 대표이사로 보내는 특징이 있다. 다만 본사 CEO까지 오른 CFO는 이원희 전 사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오너가의 신임을 받은 인물이다. 회장 일가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외국계 행동주의펀드의 경영권 분쟁까지 방어하는 공을 세웠다.
이원희 전 사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 대광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 회계학 석사 학위도 보유한 재무회계 전문가다. 1984년 현대차에 입사한 이후로 주로 글로벌과 재무 분야를 담당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법인(HMA)에서 HMA 국제금융팀장, 재경담당임원을 거치면서 상무까지 승진한 뒤 2009년 본사로 돌아와 재경본부장 전무가 된다. 이때부터 사실상 CFO 역할을 맡으면서 현대차 재무의 키를 쥐게 된다.
재경본부장직을 유지하면서 2011년 부사장, 2014년 사장으로 고속 승진한다. CFO 시절 주로 관리한 부문은 환율이었다. 현대차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 환율이라고 보았으며 토요타와의 경쟁에서도 엔화 약세가 토요타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배당에도 신경을 썼다. 2015년 중간배당을 처음 실시했으며 이후에는 글로벌 피어 수준인 30%까지 배당성향을 높이겠다고도 말했다.
2015년에는 재무를 넘어 기획과 영업, 마케팅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부여받는다. 이후 2016년에 최초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정몽구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로써 CFO직은 공식적으로 내려놓았으며 기간은 약 6년에 이른다. 현재까지 현대차 최장수 CFO다. 후임은 최병철 전무다.
현대차 CFO들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이동하는 경우는 잦다. 전임자 중에는 대표적으로 김뇌명 기아 대표이사가 있으며 후임 중에는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CEO로 오른 CFO는 현재까지 이원희 전 사장 뿐이다.
그만큼 오너가의 신임을 받은 인물이다. 2019년에는 정의선 사내이사가 추가로 등기되면서 오너 2,3세와 동시에 이사회에 몸담았다. 대표이사 시절에도 재경 분야에서 손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CEO에 오르면서 역할이 대거 확장됐다. 2018년 현대모비스 분할과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포함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직접 발표했다. 다만 일부 주주들의 반발로 철회했다. 2019년에는 표대결을 통해 해외 행동주의펀드인 엘리엣의 이사회 진입시도를 막아내기도 했다. 이원희 전 사장이 직접 주주 서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합리적 의결권 행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제네시스의 대표이사도 겸했다.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한 만큼 잡음 역시 없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2016년 싼타페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으로 검찰 단계까지 갔으나 최종 무혐의 처리됐다. 장수 CFO를 넘어 CEO까지 올랐음에도 사법 리스크에는 적게 휘말린 편이다.
이후 2021년 고문으로 물러나 현재는 용퇴한 상태다.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은 성품이 온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