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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 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가 인수 대상 기업인 오스탈 미국법인의 CFO를 영입했다. 그룹 전반적으로 미국 방산업계에서의 보폭을 넓혀가기 위한 포석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6월 스티븐 아담스(Stephen Adams·
사진)를 재무 선임 부사장(CFO)으로 영입했다. 그는 메리마운트대 재무학 학사, 조지타운대 재무 석사를 취득한 재무전문가다. 이후 줄곧 방산분야의 재무 전문가로 30년에 걸쳐 일했다. 사이크(SAIC) 부사장, 딘코프(Dyncorp) 재무이사, 엘빗시스템스(Elbit Systems) 재무이사, L3해리스 CFO 등을 거쳤는데 모두 방산업체들이다.
한화디펜스USA 합류 직전인 2024년 10월~2026년 3월 동안 오스탈 미국법인의 재무 부사장 CFO로 근무하고 있었다. 오스탈은 호주의 군함 제조업체인데 미국에서도 큰 규모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화디펜스USA와 한화오션 등 그룹 방산기업들은 최근 미국에서 필리조선소 인수 등 방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아담스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그의 경력이 향후 그룹의 미국 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오스탈 미국법인의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관련 지주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원)로 책정했다. 한화그룹은 향후 4주 동안 기업실사 및 미국 전쟁부·해군과 논의하는 기간을 지닌다.
이로써 시간순서상으로 오스탈 미국법인의 직전 CFO를 영입한 뒤 인수전을 본격화한 셈이 됐다.
아담스 부사장이 직전에 오스탈 미국법인의 재무를 총괄하던 장본인인 만큼 기업가치 책정 및 인수 구조를 짜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오스탈측은 한화측의 제안에 대해 “오스탈 이사회의 검토 결과 해당 제안은 계속 진행시킬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스탈 미국법인 인수는 양측 협상 외에 미국 및 호주 유관 부처의 승인도 받아야하므로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담스 부사장과 한화그룹은 그 전부터 면식을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덤스 부사장이 오스탈 미국법인 CFO이던 시절인 2025년 한 해에 걸쳐 한화그룹이 호주 오스탈 본사 지분을 19.9%까지 확보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엘빗시스템스에서만 7년, L3해리스에서만 8년 등 본래는 한 자리에서 오래 머무는 경향을 보이던 인물인데 오스탈 미국법인은 1년6개월만에 떠났다.
한편 그의 재임 기간 도중 오스탈 미국법인에 회계 오류가 발생했다. 2026년 2월 오스탈은 미 해군 T-ATS 사업의 마일스톤 인센티브를 중복 계상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당일 주가는 하루에 22.8% 빠졌다. 일주일 뒤 오스탈 미국법인 사장인 미셸 크루거가 사퇴했고 아담스 역시 그 무렵 회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