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순이익이 1년 사이 늘었다. 그러나 자산과 자본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익성 지표에는 대체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자본이 대폭 증가한 탓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한 손보사가 많았다.
총자산이익률(ROA)은 AIG손보가, ROE은 메리츠화재가 선두를 지켰다. 라이나손보는 실적 개선을 앞세워 두 지표 모두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삼성화재가 업계의 자본 급증을 이끌었지만 업계 전체 차원의 흐름을 왜곡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도 분석됐다.
◇1년 새 상위권은 상승, 하위권은 하락…ROA 양극화 현상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법인 손보사 19곳의 ROA와 ROE를 조사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AIG손보가 11.31%의 ROA를 기록해 손보업계 1위에 올랐다. AIG손보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6.98%로 ROA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당시보다 4.33%p(포인트)를 끌어올렸다.
라이나손보가 6.14%로 ROA 2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보다 지표가 5.52%p 높아졌는데 이는 같은 기간 손보업계에서 실질적인 최대 상승폭이다. 순위 역시 14위에서 12계단을 뛰어올랐다.
라이나손보는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3% 급증했는데 이 기간 보험손익이 -14억원에서 43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본업에서의 성과가 지표 개선을 견인한 셈이다.
코리안리(4.90%)와 메리츠화재(4.69%)도 전년 동기보다 ROA가 각각 1.98%p, 0.19%p씩 상승했으며 DB손보는 0.05%p 하락한 3.28%로 5위에 올랐다. SGI서울보증(2.63%), 현대해상(2.51%), 삼성화재(2.43%), KB손보(2.24%), 한화손보(2.16%) 등이 2%대 ROA로 뒤를 따랐다.
신생 펫보험사 마이브라운이 -79.81% ROA로 19개사 중 최하위를 유지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22.87%, 신한EZ손보가 -10.36%로 함께 하위권을 형성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ROA가 30.22%p 높아지기는 했으나 자산규모가 1475억원에 불과해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년도 기록이 없는 예별손보를 제외하면 1년 사이 18개 손보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9곳의 ROA가 높아졌고 나머지 9곳은 ROA가 낮아지는 등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이 기간 손보사들의 자산 총합이 369조890억원에서 399조3484억원으로 8.2% 증가하는 사이 순이익 총합역시 4조6226억원에서 4조9750억원으로 7.6% 늘어 증가율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
다만 18개사 중 상위 9개사 중에서는 5위 DB손보만 ROA가 0.05%p 하락했을 뿐 나머지 8개사는 상승했다. 하위 9개사 중에서는 롯데손보만 0.89%p 상승했고 나머지 8곳은 하락했다. ROA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가 나타났다.
(출처=각 사 경영공시)
◇삼성화재 제외해도 자본 증가 두드러져…ROE에 부정적 영향
19개 손보사 중 올 상반기 말 기준 ROE는 메리츠화재가 32.70%로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보다 1.81%p 하락하기는 했으나 2위 현대해상(22.19%)와 10%p 이상의 격차로 선두를 유지했다.
코리안리가 18.17%로 3위에 올랐고 △DB손보(17.65%) △AIG손보(17.08%) △KB손보(16.57%) △한화손보(14.66%) △라이나손보(12.74%) 등도 10%가 넘는 ROE를 기록했다. 라이나손보의 경우 1년 사이 ROE가 11.51%p 상승해 카카오페이손보(43.77%p)를 제외하면 업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순이익 증가 효과가 ROA뿐만 아니라 ROE의 개선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마이브라운이 -107.20%로 ROE를 계측 가능한 손보사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카카오페이손보(-29.81%), 하나손보(-23.27%), 신한EZ손보(22.3%) 등도 마이너스 두 자릿수대 ROE를 보였다. 예별손보는 올 상반기 말 자본총계가 -5702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로 ROE가 집계되지 않았다.
상승 9개사, 하락 9개사로 나뉜 ROA와 달리 ROE는 7개사가 상승한 반면 11개사가 하락했다. 이는 1년 사이 업계 순이익 총합이 7.6% 늘어나는 사이 자본 총합은 48.1% 급증한 탓이다.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가 줄어든 만큼 보험사 자본이 회계적으로 불어난 결과다.
이 기간 예별손보 포함 19개 손보사의 자본 증가액 30조2594억원 중 87.1에 해당하는 26조3652억원이 삼성화재의 자본 증가분이다. 금리 영향에 보유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 상승 효과가 더해진 덕분이다.
다만 삼성화재를 제외한 18개사 기준으로 살펴봐도 업계의 흐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18개사의 순이익 총합은 1년 사이 1.4% 늘었고 자본 총합은 20% 증가했다. 결국 금리 상승으로 인한 회계상의 자본 증대 영향이 업계 ROE 하락의 핵심 원인이었던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출처=각 사 경영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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