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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메가프로젝트 진단

우주항공 44조 베팅 한화그룹, 재원 확보 전략은

현금창출력 앞세운 에어로, 시스템은 외부로…투자 재원 조달방식 '온도차'

박완준 기자  2026-07-07 10:23:46

편집자주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AI·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회복을 넘어 대도약으로, 초격차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정부 주도로 추진된 이번 초대형 투자 계획은 한국형 AI 산업혁명 완수라는 목적으로 구상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인 지방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LG전자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메가프로젝트의 내용을 토대로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40년까지 우주항공 사업에 44조원을 투자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그룹의 우주항공 밸류체인을 확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장기투자 계획인 만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투자 재원'으로 향하고 있다.

투자의 핵심은 현금흐름이다. 15년에 걸쳐 집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많은 현금을 꾸준히 벌어들일 수 있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확대로 쌓은 대규모 방산 수주잔고를 현금창출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조 투자' 한화에어로, 별도 재무도 '탄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발사체 단조립장과 발사체 개발 시험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2040년까지 24조원을 투자한다. 외형만 보면 부담이 커 보이지만 기간을 15년으로 나눠보면 연평균 약 1조6000억원이다. 매년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수조원 쌓인 현금 곳간도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실제 올 1분기 말 별도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3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기타금융자산 1조3915억원을 포함할 시 4조7399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은 더 커진다. 단기간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금창출력은 더욱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26조6078억원과 영업이익 3조3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7%, 75% 증가한 수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한 6389억원을 거뒀다.

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정적인 현금창출 구조가 장기 투자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말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를 39조7000억원 쌓은 영향이다. 특히 방산업 특성상 계약 이후 생산과 납품, 후속 군수지원(MRO)까지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창출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풍부한 현금 곳간에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 올 1분기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순차입금은 2조4362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7%에 머물렀다. 회사채 발행 등 장기 자금조달을 병행할 시 2040년까지 24조원 투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경우 한화그룹의 초격차 전략은 성장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투자 속도를 실적이 뒤따르지 못할 시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20조 투자' 나선 한화시스템, 외부조달 불가피

한화시스템도 초저궤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과 통신망 구축을 위해 204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다. 연평균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1199억원에 불과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보다 재무적인 고민이 더 크다. 장기간 투자 재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는 한화시스템이 외부 자금을 조달하면서 투자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주항공 사업 특성상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초기 자금 투입 규모가 큰 만큼 장기성 자금 조달을 활용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공동 출자나 합작법인,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이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실제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올 1분기 회사채 발행을 통해 약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단기 차입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보다 장기 성장사업에 필요한 실탄을 미리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872억원을 쌓았다.

다만 장기적으로 외부 자금 조달만으로 투자 계획을 이어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자체적으로 현금창출력을 확대하는 것이 투자 선순환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장은 KF-21 전투기 AESA 레이다를 비록한 KDDX 전투체계 등 대형 사업이 본격 양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수익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의 20조원 투자는 영업이익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향후 회사채와 차입, 그룹의 공동투자 등을 결합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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