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1년 사이 늘었다. KB손보가 비율과 금액 모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업계 차원의 증가세를 견인했고 비율 기준으로는 흥국화재가, 금액 기준으로는 메리츠화재가 뒤를 따랐다.
반면 신계약을 통해 확보한 CSM은 소폭 감소했다. 롯데손보 등 5개사의 신계약 CSM이 줄어든 반면 NH농협손보 등 5개사는 신계약 CSM이 늘었다. 상당수 손보사가 시장의 판매 경쟁 심화로 CSM의 질적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빅5' 위상 굳건한 CSM 잔액 순위
THE CFO는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11개 손보사 중 SGI서울보증을 제외한 10개사의 CSM 현황을 조사했다. 10개사 합산 CSM 잔액은 72조6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했다.
CSM은 보험부채 중 향후 기간별 상각을 통해 보험수익으로 전환되는 부분으로 보험사의 보험부문 기대수익을 의미한다. SGI서울보증은 전업 보증보험사의 특성상 CSM을 축적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됐다.
10개사 중 삼성화재가 올 상반기 말 14조5947억원으로 CSM 잔액 1위에 올랐다. 이어 △DB손보(12조7941억원) △메리츠화재(12조1208억원) △KB손보(10조7216억원) △현대해상(9조9054억원)이 뒤를 따르며 손보업계의 빅5가 1~5위를 석권했다.
중형사들이 뒤를 따랐다. 한화손보가 4조4204억원으로 10개사 중 6위에 올랐으며 △흥국화재(3조2073억원) △롯데손보(2조2431억원) △NH농협손보(1조6789억원) 순서다.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9470억원으로 10개사 중에서는 가장 적은 CSM 잔액을 기록했다.
1년 사이 CSM 잔액이 가장 큰 비율로 늘어난 손보사는 KB손보로 전년 동기보다 15.5%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4366억원으로 마찬가지로 최대 증가액이다. 이어 비율 기준으로는 흥국화재(14.4%)와 한화손보(8.6%) 등이, 금액 기준으로는 메리츠화재(8729억원)와 DB손보(5888억원) 등이 뒤를 따랐다.
반면 롯데손보(-9.4%)와 코리안리(-3.3%)는 CSM 잔액이 감소했다. 특히 롯데손보의 잔액 감소 폭이 컸는데 지난해 말 회계부터 적용된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롯데손보의 CSM 중 1083억원이 보험수익으로 전환돼 사라진 반면 추정치 변동, 즉 제도의 영향으로 인해 회계상 소멸한 CSM이 3143억원에 달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경쟁 심화에 상위 3개사 필두로 신계약 CSM 감소
업계의 CSM 잔액이 늘어난 반면 신계약에서의 성과는 주춤했다. 10개사의 신계약 CSM 총합은 올 상반기 말 6조54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3% 줄었다.
국내 보험시장, 특히 장기보험시장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포화 상태가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미래 기대이익을 늘리기 위해 신계약 CSM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려 왔다. 실제 1년 전인 2025년 상반기만 해도 10개 손보사의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보다 0.4% 늘어났었다.
1년 만에 상황이 달라진 것은 보험사들의 전략 변경에 기인한다. 포화 시장에서 판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신계약 CSM의 이익 전환비율, 즉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적지 않은 보험사들이 단순히 신계약 CSM을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의 판매에 집중해 CSM의 질적 관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올 상반기 신계약 CSM을 가장 많이 확보한 손보사는 삼성화재로 1조2423억원을 기록했으며 DB손보(1조2107억원)와 현대해상(9509억원)이 뒤를 따랐다. 이 3개사는 모두 전년 동기보다 신계약 CSM이 줄었다. 감소폭은 삼성화재가 12.6%, DB손보가 19.3%, 현대해상이 5.4%다.
롯데손보는 33.1%로 비율 기준 가장 큰 신계약 CSM 감소폭을 보였다. 이 역시 신계약의 질을 중시하는 전략의 결과라는 것이 롯데손보 측 설명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계약의 수익성이 높아지는 등 질적 측면은 지속적으로 제고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간병보험과 유병자보험 등 수요가 높고 소구력이 좋은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NH농협손보는 1년 사이 신계약 CSM이 1180억원에서 1999억원으로 69.4% 늘어 10개사 중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흥국화재(63.0%)와 한화손보(39.6%), 메리츠화재(22.5%) 등도 눈에 띄는 증가율을 보였다. 신계약의 질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손보사들이 늘어나는 사이 다소 완화된 경쟁 구도를 신계약 CSM 확보의 기회로 여기는 곳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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