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은 올해 주요 손해보험사 중 보험계약마진(CSM)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신계약 CSM 규모를 키운 데다 계리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이 KB손해보험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손해율 등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보다 보수적인 기준으로 관리해 온 성과다.
KB손해보험은 올해 CSM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말 CSM은 전년 말 대비 15%(1조4366억원) 증가한 10조7216억원이다. 주요 손보사 중 CSM 성장률과 성장 규모가 가장 크다. CSM 총량은 국내 손보사 중 4번째로 크다.
KB손해보험은 IFRS17 도입 이후 매년 CSM 규모를 키웠다. 2023년 초 7조9450억원이었던 CSM은 그해 말 8조518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 말에는 8조8210억원, 지난해 말에는 9조285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신계약 CSM 성장세는 주춤하다. 올 상반기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140억원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인 분기 신계약 CSM 흐름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지난해 3분기 4590억원이었던 신계약 CSM은 4분기 4547억원, 올 1분기 4174억원, 2분기 3966억원을 기록했다.
◇손해율·사업비 가정 정상화가 CSM 키워 올해 CSM 총량을 키운 일등 공신은 계리 가정 변경에 따른 CSM 조정이다. KB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계리 가정 변경으로 CSM이 1조원 늘었다. 주요 손보사 중 계리 가정 변경 수혜 규모가 가장 컸다.
올 상반기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현대해상이 계리 가정 선진화에 대비한 성과를 거뒀다. KB손해보험은 이자부리·조정액 등을 포함한 기타 CSM 변동 요인이 1조753억원이다. 올 상반기 CSM 조정액만 보면 메리츠화재가 5700억원, 현대해상이 383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마이너스(-)2520억원이, DB손해보험은 -1912억원이 CSM 조정액으로 반영됐다.
금융당국은 올 초 보험부채를 정확히 산출할 수 있도록 계리 가정 대상인 손해율과 사업비에 가이드라인 적용을 예고했다. 단기 손익에 드러나지 않은 낙관적인 계리 가정 리스크가 미래로 이연돼 향후 보험사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올 6월 말 결산부터 보험부채 과소평가 논란이 제기됐던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 경험통계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5년 이내 신규 담보와 비실손 갱신 담보에는 손해율을 91% 이상 적용해야 한다. 사업비 가정에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야 한다.
그동안 금융당국 가이드라인보다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했던 보험사들은 CSM 조정 환입 효과를 봤다. KB손해보험도 감독당국의 최적 가정 표준화로 기존 보수적 가정이 완화되며 CSM 조정 환입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CSM 상각액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 KB손해보험 CSM 상각액이 손익에 기여하는 규모도 커졌다. 올 상반기 CSM 상각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527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100억원대에 머물렀던 분기 CSM 상각액은 올 2분기 2384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예실차 등으로 CSM 상각액 증가가 보험손익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KB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위험조정 상각액 1106억원을 수익으로 인식했다. 예정 보험금 대비 실제 보험금 차이가 -1684억원, 예정 사업비 대비 실제 사업비 차이가 -53억원 발생해 보험손익은 12% 감소한 44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도 3% 감소한 2556억원이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990억원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올 12월부터 신보장 손해율을 91% 이상으로 적용해도 되는 간편보험에도 지난 6월 가이드라인을 선반영했다"며 "앞으로 수익성이 높은 신계약 CSM을 지속 확보하고, 유지율 관리와 위험률 정교화를 병행해 CSM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