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자사주 현물배당을 실시한다. 개정상법 시행 이후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릴레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CJ대한통운은 현물배당으로 유통 주식수 확대와 주주환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114만 주 현물 배당…유통물량 늘어나는 효과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보유 자기주식 114만 주(총발행주식의 약 5%)를 올해 12월 중 기존 주주들에게 현물로 배당하기로 했다. 이날 종가(6만4800원) 기준 배당 자사주(114만 주)의 가치는 약 738억원이다.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약 160억원)의 4.6배 수준이다. 이번 현물배당은 다음 달 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서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2026년 2분기 말 기준 CJ대한통운의 발행주식 수는 약 2281만 주다. 배당 대상은 전체 주식 수에서 자사주를 뺀 약 1994만 주로 보인다. 자사주에는 배당권이 없으므로 실제 주주들은 보유 주식 약 17.5주당 1주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주를 찍어 나눠주는 일반 주식배당과 달리 이미 발행된 자사주를 활용하는 만큼 발행주식 총수는 그대로다.
이번 현물배당의 긍정적 효과 중 하나는 주식 유통물량이 늘어나는 점이다. 유통주식이 늘면 거래량이 늘고 호가 공백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 주요 지수들도 유동주식 비율을 반영해 편입 비중을 정한다. 자사주가 시장에 풀리면 패시브 자금 유입 여지도 좀더 열린다.
2026년 2분기 말 기준 CJ대한통운의 최대주주는 CJ제일제당(40.16%)이다. 자사주는 총 12.57%를 보유했다. 여기에 국민연금(9.76%)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네이버(7.85%)가 보유한 지분까지 제하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전체 약 30% 남짓에 그쳤다. 이번 배당으로 유통 비율이 소폭 더 높아지게 된다.
◇주가 꾸준한 하락에도…'저평가 상태' 판단 주식 현물배당 선택에는 향후 주가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 등 주당 가치를 직접적으로 높인다. 반면 현물배당은 의결권과 배당권이 있는 유통주식이 늘어나는 구조라 소각처럼 즉각적인 주당 가치 상승 효과는 없다. 다만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늘어난 주식 수만큼 주주의 전체 자산 가치 확대 폭과 미래 배당 수혜가 더욱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
CJ대한통운 주가는 2026년 1월 9만원대에서 2월 14만원대를 돌파했지만 이후 꾸준히 우하향했다. 같은 해 4월 10만원대, 6월 8만원대, 7월 7만원대를 거쳐 10월에는 6만원대에 안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3분기 CJ대한통운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5% 증가한 3조2047억원, 영업이익은 27% 하락한 1084억원이다. 다만 4분기에는 택배 물량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허브 운영비 부담이 점진적 완화되고 CL도 판가 조정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신한투자증권 최민기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시장 대비 강한 택배 물량 성장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재확인하고 있다"면서 "중장기 전략적 목표인 택배(O-NE) 사업 점유율 제고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자사주(약 172만 주, 7.57%) 처리 향방도 관심사다. 개정상법은 기존 보유 자사주를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하거나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세워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사측도 소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측은 "잔여분에 대한 처분 방안은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상법 및 법령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하여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