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3사의 올해 상반기 말 합계 차입금이 59조원을 넘어섰다. 반기 만에 5조9064억원이 늘었다. 증가분의 69%는 LG에너지솔루션 한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3사 중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올랐다. SK온, 삼성SDI는 매각예정부채 해소 등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차입금 구성, 조달에서도 3사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늘어난 차입금의 4분의 3을 회사채로 조달했고 리스부채는 7.5배로 불었다. 삼성SDI는 장기차입금을 줄이는 대신 단기차입금을 40% 넘게 늘려 단기 비중이 63%까지 올라갔다. SK온은 반대로 단기성 차입금을 줄이며 만기를 뒤로 미뤘다.
◇LG엔솔 부채비율 상승 150%선 돌파, SK온·삼성SDI는 하락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2차전지 3사의 2026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리스부채를 제외한 올해 상반기 말 3사 합계 차입금은 59조46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록했던 53조5546억원보다 11% 늘었다.
증가분은 한 곳에 쏠렸다. 3사 차입금 증가액 5조9064억원 중 LG에너지솔루션이 4조815억원으로 69.1%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SDI가 1조2270억원으로 20.8%, SK온이 5979억원으로 10.1%를 각각 보탰다.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은 22조1248억원에서 26조2063억원으로 18.4% 늘었다. 같은 기간 SK온이 2.9%, 삼성SDI는 11.3% 증가하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증액이다. 차입금 절대 규모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26조원대로 가장 크고 SK온 21조1438억원, 삼성SDI 12조110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LG에너지솔루션만 방향이 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29%에서 올해 상반기 말 157.1%로 28.1%포인트 올랐다. 부채총계가 37조8263억원에서 47조5910억원으로 9조7647억원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 증가폭은 9649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SK온은 241.7%에서 212.2%로 29.5%포인트 떨어졌다. 부채총계가 2조4876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말 재무상태표에 5조4182억원 규모로 잡혀 있던 매각예정부채가 올해 상반기 말 사라진 것이 주된 배경이다. 다만 절대 수준은 여전히 3사 중 가장 높다. 삼성SDI는 79.3%에서 77.5%로 1.8%포인트 하락해 여전히 3사 중 가장 낮았다.
보유 현금을 차감한 순차입금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부담이 두드러진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차입금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뺀 LG에너지솔루션의 순차입금은 21조9531억원으로 지난해 말 18조7328억원보다 17.2% 늘었다. SK온은 16조4037억원으로 4.2%, 삼성SDI는 10조7775억원으로 16.3% 각각 증가했다.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을 뜻하는 차입금의존도는 SK온이 44.4%로 가장 높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33.7%, 삼성SDI가 25.4%로 뒤를 이었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 30%를 넘으면 재무 부담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LG엔솔 리스부채 7.5배 증가, 삼성SDI 단기 차입 비중 63%로 확대 2차전지 3사의 차입 구성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에 기댔다. 유동성사채와 비유동 사채를 합한 사채 잔액이 지난해 말 12조100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5조1833억원으로 3조828억원 늘었다. 전체 차입금 증가분 4조815억원의 75.5%에 해당한다.
눈에 띄는 또 다른 대목은 리스부채다. LG에너지솔루션의 리스부채는 지난해 말 387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조9171억원으로 7.5배가 됐다. 이는 3사 합계 리스부채 3조4451억원의 84.7%를 혼자 차지한 규모다. 이와 달리 SK온은 2420억원에서 3559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삼성SDI는 1877억원에서 1721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리스부채 급증은 신규 리스 계약 체결에서 비롯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2조 4915억원 규모 사용권자산을 새롭게 인식했다. 신규 인식한 사용권자산은 대부분 부동산과 관련된 것으로 규모는 지난해 동기의 175배에 달한다.
삼성SDI는 전체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이 늘었다. 기존 장기차입금의 만기도래가 맞물리면서 단기차입금이 5조3906억원에서 7조6677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장기차입금은 5조4933억원에서 4조4432억원으로 19% 이상 줄어 전체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이 49.5%에서 63.3%로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삼성SDI의 단기차입금이 증가에는 장기차입금의 만기도래 외에도 매출채권 할인액 증가 가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는 금융기관에 할인한 매출채권 중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금액을 단기차입금으로 계상한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말 9904억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말에는 1조3076억원으로 32% 증가했다.
SK온의 차입 구성은 삼성SDI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합한 단기성 차입금이 8조2721억원에서 7조3969억원으로 10.6% 줄었다. 대신 사채와 장기차입금이 12조2737억원에서 13조7469억원으로 12% 늘었다. 단기 비중은 40.3%에서 35%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