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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이익 후퇴…계열사가 절반 메웠다

②[수익성]현대차·기아 영업이익 6.5조 감소…건설 흑자전환·방산·해운이 감소폭 줄여

조은아 기자  2026-10-28 13:55:04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외형을 키우고도 수익성은 지키지 못했다. 매출 증가를 주도한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관세와 인센티브 부담으로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조5000억원 넘게 줄었다. 차종 구성을 개선하고 판매단가를 높였지만 늘어난 비용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건설이 흑자로 돌아서고 현대로템과 현대글로비스가 이익을 늘리면서 완성차에서 줄어든 이익의 약 절반을 메웠다. 다만 다른 계열사의 이익 개선에는 건설 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사라진 효과가 컸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들의 이익 증가세도 둔화했다.

◇판매단가 올랐지만 비용도 증가…관세가 누른 완성차 수익성

28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상장 10개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25조4799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2% 늘었다. 외형이 커지는 동안 이익은 줄면서 영업이익률은 7.1%에서 6.0%로 낮아졌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이노션의 연결 실적을 단순 합산했다. 현대차는 금융·기타부문을 제외한 차량부문을 반영했다. 현대제철 종속회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은 별도로 더하지 않았으며 분석 대상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제거하지 않았다.


그룹의 수익성을 끌어내린 곳은 완성차회사 두 곳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24조786억원에서 17조5491억원으로 27.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9%에서 6.8%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차종 구성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에 힘입어 매출을 늘렸다. 그러나 매출 확대의 효과가 이익으로 온전히 이어지지는 않았다. 북미 관세와 인센티브 증가 등이 비용 부담을 키우면서 차량부문 영업이익은 8조4709억원으로 25.8% 감소했다. 판매단가를 높여 확보한 여력을 관세와 판매 지원 비용이 잠식한 셈이다.

관세가 수익성에 미친 영향은 기아의 원가율에서도 드러났다. 기아는 지난해 2분기부터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매출원가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는데도 매출원가율은 76.9%에서 80.3%로 높아졌다.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남는 몫부터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연구개발·시험비 증가로 판매관리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기아의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28.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 흐름은 이어졌다. 기아는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 상승으로 매출을 9.0% 늘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4조8336억원으로 16.3% 줄었다. 미국 관세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시장 인센티브도 증가했다.

환율 상승도 수익성에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았다. 기아는 원·달러 기말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판매보증충당금 환평가도 이익 감소 요인으로 들었다. 판매단가 상승이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관세와 인센티브, 충당금 관련 부담까지 상쇄하지는 못했다.

◇건설은 적자 벗어나고 방산·해운은 이익 확대

완성차의 이익 감소가 그룹 전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은 아니다. 완성차를 제외한 8개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7조9309억원으로 66.0% 늘었다. 이들이 늘린 이익이 현대차와 기아의 감소분을 약 절반 메웠다. 이에 따라 10개사 영업이익에서 완성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3.4%에서 68.9%로 낮아졌다.


가장 큰 변화는 현대건설의 흑자 전환이었다. 2024년 1조2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65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적자에서 흑자로 바뀌면서 늘어난 금액이 8개사 영업이익 증가분의 60.8%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과 전년도 대규모 손실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를 흑자 전환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전년 실적을 끌어내렸던 손실 부담이 줄면서 그룹 전체 이익에도 보탬이 됐다. 이런 성격을 감안하면 8개사의 이익 증가율 66.0%를 모두 새로운 이익 창출력의 확대로 보기는 어렵다.

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의 영업이익도 20.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과 현대글로비스가 늘린 영업이익은 8692억원이었다. 두 회사는 각각 방산 수출과 해운 운임을 바탕으로 이익을 확대했다.

현대로템에서는 생산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함께 나타났다. K2전차와 해외 철도 프로젝트의 생산이 늘었고 방산 부문의 수출 확대와 생산성 향상이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5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0.4%에서 17.2%로 높아졌다.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매출에서 남기는 이익도 늘렸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운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완성차 해상운송에서 고운임 물량이 늘면서 해운부문 영업이익이 3790억원 증가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 증가액인 3201억원보다 큰 금액이다. 해운에서 늘어난 이익이 물류부문의 감소분을 메우면서 연결 영업이익은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비완성차 계열사들의 이익 증가 속도가 둔화했다. 8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4조6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4.8%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건설은 이미 흑자로 돌아선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게 되면서 영업이익 증가폭이 2.8%에 그쳤다.

현대글로비스는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7.1%에서 6.2%로 낮아졌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영업이익이 8.0% 증가하면서 비완성차 계열사들의 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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