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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재무방정식

끝나지 않은 CAPEX, 미국·국내 투자 지속

④DC용 배터리 수요 대응, 올해 시설투자 3조대 초중반 전망

노태민 기자  2026-09-03 17:57:23

편집자주

삼성SDI가 장기간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생산기지와 차세대 배터리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비롯한 비주력 자산 매각까지 검토하며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삼성SDI의 현금창출력과 자산 매각 가능성, 차입 구조와 투자 우선순위를 통해 향후 재무전략을 짚어본다.
삼성SDI는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국내 생산거점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조원 초중반대 시설투자(CAPEX)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 4조4500억원을 확보한 것도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매각대금의 상당 부분은 시너지셀즈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SDI는 GM과의 합작법인(JV) 시너지셀즈 지분을 전량 인수한 바 있다.

◇보수적 투자 기조 주효, 다운턴 속 재무 부담 방어

삼성SDI는 과거 경쟁사보다 보수적인 CAPEX 기조를 유지해 왔다. 수익성과 투자 효율성을 우선하면서 확정된 고객 수요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늘렸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투자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완성차업체와 잇달아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생산능력을 확대할 때도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움직였다.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기보다 각형 배터리와 프리미엄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는 전기차 캐즘을 버티게 했다. 수요 둔화로 적자가 이어졌지만 경쟁사보다 이자비용과 유휴 설비에서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노스볼트가 대규모 투자 이후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노르웨이 배터리업체 모로우배터리도 파산을 신청했다.

이 같은 부침에도 배터리 시장은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등 관련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SDI로서는 전기차 배터리 부진을 만회할 기회다. 특히 미국 정부가 관세와 보조금 요건을 통해 중국산 배터리 규제를 강화하면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GM 지분을 인수해 단독 운영하기로 한 시너지셀즈에서도 ESS와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4조4500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시너지셀즈 생산라인 구축에 투입된다.

이 밖에도 투자재원이 필요한 사업이 산적해 있다. 국내에서는 울산 사업장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목표 양산 시점은 2027년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3500억원을 관련 생산라인 구축에 투입하기로 했다. 전고체배터리의 첫 용처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될 것으로 뭐 예상된다.

천안 사업장에는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한다. 신규 소재와 공정, 생산기술의 양산성을 사전에 검증한 뒤 울산을 비롯한 국내외 생산거점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헝가리 중요성 확대, ESS 생산거점 가능성도 부상

유럽에서는 헝가리 괴드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지 배터리 업체들이 잇달아 사업을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완성차 업체의 공급망 재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추가 물량을 확보할 여지도 넓어졌다.

괴드 1공장에서는 폭스바겐의 기존·신규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샘플을 생산하고 있다. 2공장에는 BMW용 각형·46파이 원통형 배터리와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기아용 각형 배터리 라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사별 제품 사양에 맞춰 기존 설비를 개조해야 하는 만큼 관련 투자가 지속해서 발생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괴드 공장을 유럽 ESS 시장의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삼성SDI는 국내외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해 왔다. CAPEX는 2022년 2조6288억원에서 2023년 4조3447억원, 2024년 6조620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조2744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1조928억원을 집행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I의 CAPEX가 올해 3조원 초중반대에서 내년 4조원 중반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ESS 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흑자 전환 시점도 앞당겨지면서 투자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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