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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

메리츠화재, 후순위채로 '콜옵션 도래' 신종자본 차환한다

조달비용 절감 차원…기본자본 킥스비율 소폭 하락 전망

정태현 기자  2025-10-17 16:50:30

편집자주

보험사 자본관리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회계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의 변화 역시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익 창출능력만으로는 자본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 보험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의 선택은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이다. 보험사별 자본확충 활동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별 자본관리 전략의 방향성을 조망해본다.
메리츠화재가 10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한다. 다음 달 조기상환권(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기 위해서다. 시장금리 여건상 신종자본증권보다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차환 대상인 신종자본증권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된 만큼 기본자본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차환하는 동안 가용자본 총액은 변하지 않아 킥스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기본자본' 신종자본 대신 '보완자본' 후순위채로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오는 10월 27일을 납입기일로 10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11월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 1050억원을 차환하기 위해서다. 공모희망금리는 연 3.30~3.80%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발행으로 킥스비율이 1.9%포인트(p)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메리츠화재의 킥스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39.8%다. 금융당국 권고치 130%를 크게 웃돈다. 메리츠화재는 신회계제도(IFRS17) 체제에서 보수적 가정을 유지해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에 대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다만 이번 발행의 킥스비율 개선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전망이다. 11월 24일 10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하기 때문이다. 상환하는 금액과 같은 규모로 차환 발행하는 만큼 킥스비율의 분자인 가용자본에는 변화는 없다.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결과적으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는 킥스비율 전환 경과조치(TFI)를 적용해 기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았다. 기본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보완자본인 후순위채로 대체하는 만큼 소폭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 말 메리츠화재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83.4%로 준수한 수준이다.

보험사 가용자본은 보통주 자본증권 등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자본성 증권 확충자본 등 손실흡수성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분된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발행기간 내 스텝업 조항이 없다는 등의 자본인정 조건을 만족할 시 기본자본으로 분류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려는 목적의 발행"이라며 "규모가 1050억원으로 크지 않고 현재 시장금리를 고려했을 때 후순위채 발행이 조달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이어 증액 발행할지 주목

실질적인 자본적정성 개선 여부는 증액 발행에 달렸다. 채권 발행기업은 통상적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규모를 증액한다. 참여 수요가 많을 경우 보다 유리한 이자 금리를 받아낼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신한라이프, 한화손해보험, DB생명보험 등 여러 보험사가 후순위채를 증액 발행했다. 수요예측의 흥행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채권 시장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 이러한 현상이 더 뚜렷하게 관측됐다.

메리츠화재도 올해 2월 콜옵션 만기가 도래한 후순위채 1500억원을 차환 발행하면서 1500억원을 증액했다. 수요예측 결과 5010억원의 물량이 몰리면서 기존 발행 예정금을 세 배 넘게 초과한 덕분이다. 메리츠화재는 추가로 발행한 1500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국내 회사채를 투자하는 데 쓸 예정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올해 2월 후순위채를 발행했을 때와 달리 증권신고서에 수요예측에 따른 증액 발행 가능성을 기재하진 않았다. 8개월 전에 이미 15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한 만큼 이전보다는 증액에 대한 필요성이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흥행도에 따라 증액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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