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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최근 은행주가 상당히 뜨거웠습니다. 고질적 저평가에서 벗어나며 주요 금융지주 대부분이 52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호실적을 바탕에 둔 역대급 주주환원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신한금융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신한금융 주가 역시 올해 들어 31% 이상 상승했습니다. 최근 1년 상승률은 113%대에 이릅니다. KB금융, 하나금융과 비슷한 수준이죠.
신한금융은 은행 대장주인 KB금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때 대장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지만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에서도 멀어졌습니다.
2020년 조 단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글로벌 사모펀드에 지분율 7.6%를 할애한 게 치명적이었습니다.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발행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됐고 주주들의 실망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죠.
신한금융은 오랜 기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지난해부턴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KB금융과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사이 추이를 살펴보면 두 곳의 시가총액 격차는 8조~13조원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우월합니다. 특히 KB금융에 이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돌파할 것이 가장 유력한 상황입니다. 12일 종가 기준 신한금융 PBR은 0.94배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이후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24일 종가 기준으로도 0.9배입니다. 하나금융은 0.83배, 우리금융은 0.85배입니다.
◇Industry & Event 국내 금융지주들의 경영 전략은 대동소이합니다. 은행이 중심에 있고 보험, 카드, 증권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입니다. 비은행 자회사들이 업권 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KB금융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죠.
신한금융 역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예전만 못하지만 업계 최강자임에는 틀림이 없고, 신한라이프는 최근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제몫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년 대비 순이익을 두 배 늘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신한은행이 탄탄합니다.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KB국민은행에게 넘기긴 했지만 격차는 872억원에 그칩니다.
주주환원 역시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50.2%를 기록했습니다. KB금융(52.4%)을 제외하면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습니다. 특히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2027년까지 50%를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2년이나 앞당겼습니다.
배경에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이 13.33%로 연말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KB금융(13.79%) 다음으로 높습니다.
신한금융의 주주환원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만 해도 36%에 그쳤으나 2024년 40%를 넘었고 지난해엔 50%도 넘겼습니다. 신한금융은 이제 '50%'라는 수치에 집착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의 시선 역시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이후 여러 증권사들이 신한금융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근거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신한금융이 주주환원율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만큼, 향후 새롭게 내놓을 목표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신한금융의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13만1000원으로 높였습니다. 정태준 연구원은 올해 실적 역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하며 CET1비율도 13%대 중반의 안정적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신증권도 신한금융의 목표주가를 9만3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대신증권은 "이익 증가와 더불어 배당정책의 신뢰성이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남은 과제는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인데 신한금융이 목표한 10%, 혹은 그 이상의 달성이 가시화된다면 한번 더 밸류에이션 재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실적과 주주환원율의 상단을 열어둬도 좋을 시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신한금융이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핵심 과제는 CET1비율 관리입니다. 실제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역대 최고치인 CET1비율이 자리합니다.
키맨은 재무부문장(CFO)인 장정훈 부사장입니다. 그는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로 영전한 천상영 전 CFO의 후임입니다. 지난해 말 CFO로 선임됐죠. 장정훈 부사장은 그룹 내 손꼽히는 에이스입니다. 1971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신한은행에 입행했고 20년 이상 은행과 지주에서 숫자를 관리해 온 '재무통'입니다. 지난해 초 신한투자증권으로 이동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지주로 복귀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신한금융의 CET1비율이 높게 유지된 데엔 전임의 공이 컸습니다. 그런 만큼 장정훈 부사장의 어깨는 한층 무거울 것으로 보입니다. 높아질 대로 높아진 주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한금융은 기존 목표를 조기 달성하면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입니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올해 경영 목표를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습니다. CET1비율은 13.1%로 유지하고, 연간 RWA(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은 4~5% 안팎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 CET1비율이 13.3%(연말 기준), RWA 성장률이 3.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대규모 주주환원 녹록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