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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자사주 활용법

BNK금융, 주가 방어로 꺼낸든 자사주 이제는 '핵심 전략'

CET1 12%대 안착 후 소각 확대…빈대인 2기 환원 확대 속도전

노윤주 기자  2026-04-08 07:42:20

편집자주

기업에게 자사주는 오너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주가를 부양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반면 오너 없는 기업이자 자본비율 규제까지 받는 금융지주의 자사주 활용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금융지주는 현시점 어떤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서 주가 부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까지 시행되면서 금융지주의 자사주 활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지주가 그간 자사주를 어떻게 써왔고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 히스토리를 살펴본다.
BNK금융은 지주 출범 9년만인 2020년 처음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실적과 무관하게 하락하던 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빠듯한 자본비율에도 7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샀다.

그리고 자본비율이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자사주 전략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1000억원을 태웠다. 올해부터는 지배구조 압박도 더해졌다. 이사회 절반 이상이 주주 측 인사로 채워졌다. 주가 부양을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가 커지면서 BNK금융의 자사주를 통한 주주환원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발 주가 급락이 첫 취득 계기

BNK금융의 주가는 2020년 3월 크게 하락했다. 그 해 2월까지 670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가 한달만에 최저 3565원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바로 직전이었던 2019년 BNK금융의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당기순이익은 5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은행의 실적이 주춤했지만 건전성 관리, 비은행 성장, 판관비 축소 등 전사 노력으로 지주의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었다. 발생 직후로 양적완화 시행 전이었다. 이에 글로벌 전반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도 급락하던 시기였다. BNK금융이 주가를 끌어 올리려면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 주식수를 줄이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였다. 이에 BNK금융은 이 시기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그리고 2023년 빈대인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중간배당 도입 등 주주환원 속도가 빨라졌고 자사주 활용도도 높아졌다. BNK금융은 보유 중이던 230억 규모 자사주 전량을 소각했다.

2024년에는 규모를 한 번 더 키워 33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 소각했다. 같은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기준)은 7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CET1도 같은해 1분기 처음 12%를 넘어섰고 연말 기준 12.28%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총 1000억원 어치를 소각했다. 전년 소각액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이번에도 BNK금융은 자사주를 취득한 후 즉시 전량 소각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자사주 잔고는 0주다.

815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에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CET1이 오른 배경도 있다. 대출은 늘렸지만 위험가중자산(RWA)은 억제했다. 2025년 대출 성장률이 4.2%였는데 RWA 성장률은 1.58%에 그쳤다. 2024년에는 0.88%였다. 우량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다. 2025년 말 CET1은 12.34%다.


◇밸류업 총력, PBR 1배까지 달린다

올해를 기점으로 BNK금융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1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롯데 측 김남걸, 라이프자산운용 측 이남우, 송월 측 박근서, OK저축은행 측 강승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새로 합류했다. 사내이사 빈대인 회장과 비주주추천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해 총 8명 체제로 이사회 절반이 주주 측 인사로 채워졌다.

게다가 새로운 자사주 활용이 도입될 뻔 했지만 이는 무산됐다. 올해 주총에서 라이프자산운용은 이사회 구성원의 주식보상 체계 도입을 안건으로 상정한 바 있다.

사내이사는 주가, 자기자본이익률(ROE), CET1 비율 등으로 사외이사는 총주주환원율, CET1, 주주소통 등을 성과로 잡고 달성했을 때 RSU를 부여받는 식이다. RSU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활용해 지급된다. 하지만 주총에서 71.4%의 반대표를 받아 이 안건은 부결됐다.

그럼에도 밸류업을 위해 주주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주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과제는 분명하다. 2027년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해 2년간 약 10%p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2025년 ROE는 7.6%로 중장기 목표치 10%까지 2%p 이상 격차가 남아있다.

빈 회장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익성 중심 경영과 PBR 1배 달성을 통한 주가 저평가 해결은 빈 회장 2기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BNK금융은 이달 내로 '밸류업 전략 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배구조, 내부통제, 기업가치 제고, 생산적금융 등 핵심 과제를 다루면서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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