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은 지방 금융지주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주주환원을 펼치고 있다. 자사주 취득, 소각도 예외는 아니다. 지방금융 3사 중 JB의 자사주 취득 규모가 제일 크다. 게다가 처음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2017년으로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그 시기가 빨랐다.
활용도 다양했다. 임직원 성과급 지급, 우리사주 유상출연, 주가부양 등 다양한 목적으로 자사주를 썼다. 현재는 주주환원을 주목적으로 취득 후 소각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JB금융은 자사주 소각을 결정할 때 자본비율 외에도 고려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최대주주 삼양사의 지분이 한도인 15%에 가까워진다. 주주환원을 강화할수록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압박이 커지는 구조로 자사주 소각 시 오버행 해결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주가안정·임직원 보상…목적 따라 쌓아온 자사주 JB금융이 처음 자사주를 취득한 건 2017년 2월이다. 259만2378주를 직접 취득했다. 약 145억원 규모다. 여느 기업들과 동일하게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었다. 이때 취득한 물량은 이후 여러 용도로 쓰였다.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우리사주 유상출연으로 처분됐고 95만9162주가 지금도 잔고에 남아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임직원 보상이다. 취득한 자사주를 임원 성과급 지급에 쓰는 점이 다른 금융지주와는 다르다. 2025년에도 임원 성과급 지급과 우리사주 출연 명목으로 자사주 125만9161주를 처분했다.
2024년 이후 취득한 물량은 바로 소각하고 있다. JB금융 2023, 2024년 2대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와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바 있다. 얼라인은 중장기 배당정책 수립, 주주환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JB금융은 주주 측의 무리한 배당 요구가 경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은 2024년 주총에서 이희승, 김기석 사외이사가 주주추천으로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일단락된 모습이다.
이후 JB금융은 주주환원을 급속도로 확대했다. 2024년 300억원이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5년 1063억원으로 254% 급증했다. 같은 해 소각한 자사주는 400만주(1000억원)으로 지방금융지주 중 최대다. 총주주환원율 45.0%는 BNK금융(40.4%)과 iM금융(38.8%)을 앞서고 있다.
임원진도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현재 1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종춘, 송종근, 김동성 부사장도 올해 연달아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
◇소각이 만든 역설…지분율 자동 상승 따른 오버행 우려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은 주가 부양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예상치 못한 지배구조 변수를 만들어냈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발행 주식 수를 줄인다. 이때 주요 주주의 지분율이 상승하게 된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지방금융지주 동일인 한도는 15%다. 한 곳의 주주가 15%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그 초과분만큼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양사(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14.98%다. 삼양사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처분했지만 여전히 한도에 바짝 다가서 있다. 얼라인도 마찬가지다. 추가 매수 없이 지분율이 2022년 14.04%에서 현재 14.56%로 올랐다.
지분율 한도를 초과하면 처분이 불가피하다. 대주주 지분 매각은 JB금융 밸류업에도 부담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주주 지분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구조다.
JB금융은 올해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450억원 규모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에도 700억원 수준을 취득, 소각할 예정이다. 그럼 자사주 취득·환원 규모는 1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한다.
하지만 소각 규모를 늘릴수록 삼양사, 얼라인의 오버행 이슈는 불거질 수밖에 없다. 지난번에는 블록딜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했다. 향후 주주들과의 소통을 통해 오버행을 차단하며 주주 환원을 확대해 나가는 게 JB금융이 가진 과제다.